검찰이 셋톱박스 제조업체 홈캐스트의 경영진이 거액의 회사 돈을 횡령하고 주가를 조작한 단서를 잡고 29일 이 회사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검찰이 상장회사에 대해서까지 전면 수사에 나섬에 따라, 기업을 상대로 한 사정수사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정당국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 이원곤)는 이날 서울 송파구 가락동 홈캐스트 본사와 거래업체 등 4, 5곳에 수사관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회계장부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홈캐스트가 최근 거래업체의 땅을 실제보다 3~4배 부풀린 가격에 매수한 후 차액으로 자사 주식을 매입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이 회사 경영진이 차명 보유한 것으로 의심되는 하청업체에 물량을 고가로 발주한 뒤 차액을 돌려받는 방식으로 회사 돈을 빼돌리는 등 방식으로 법인자금 수십억원을 횡령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 회사가 최근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횡령한 돈을 경영권 방어에 활용했는지 살펴볼 계획이다.
검찰은 특히 이 회사 경영진이 시세조종을 시도했다는 첩보도 입수, 사실관계를 확인할 것으로 알려져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검찰은 특정인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고가에 매수해 회사에 손실을 끼쳤는지, 허위정보 공시를 통해 주가를 끌어올렸는지 살펴볼 것으로 전해졌다.
코스닥 상장사인 홈캐스트는 지난해 유럽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매출액이 전년 대비 40% 감소한 965억원을 기록, 18억원의 손실이 났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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