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당 대표 경선이 비주류의 김한길, 주류의 이용섭 후보간 맞대결로 좁혀지면서 주류와 비주류 진영이 차기 당권을 두고 정면 충돌하고 있다. 경선 초반 대세론이 확산될 만큼 김 후보가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으나, 주류 측 강기정 후보의 사퇴로 이용섭 후보가 본격적인 세 결집에 나서면서 결과를 예측키 어려운 접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민주당 대의원과 당원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5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한길 의원이 44.6%, 이용섭 의원이 42.2%로 오차범위(±3.1%포인트) 내 접전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지후보가 없다'는 응답은 8.2%, '아직 잘 모름'은 5.0%였다. 한참 뒤처졌던 이 후보가 이날 조사에서는 김 후보의 턱밑까지 쫓아왔다는 점에서 주류 측 후보들의 단일화가 상당한 변수로 등장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 같은 조사 등을 근거로 이 후보는 이날 라디오 프로에 출연해 "단일화로 인해 판세가 완전히 뒤집어지고 있는 분위기"라며 역전을 자신했다.
친노 주류 측도 비주류 측을 정면 겨냥하며 세 결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민주당 김경협 의원이 이날 개최한 대선 평가 토론회에 친노 주류 인사들은 대선 패배에 대한 친노 주류 책임론을 명시한 당 대선평가위의 보고서를 집중 성토했다.
대표적 친노 인사로 꼽히는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는 보고서에 대해 "과학성ㆍ객관성ㆍ공정성이 부족한 3미(未) 보고서"라며 맹비난한 뒤 "친노는 지역적으로 소외된 민주당의 은인"이라고 주장했다. 문성근 전 대표권한대행도 "보고서에서 (내가) 인격 파탄자 수준으로 매도됐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최고위원 경선에 나선 친노 측 윤호중 후보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유력 당 대표 후보인 김한길 의원이 최고위원 후보를 줄 세우고 있다"며 "벌써부터 패권주의를 휘두르는 것이 아니냐"며 몰아붙였다.
이에 김 후보는 이날 한 라디오에서 "당을 장악해온 막강한 세력이 특정 후보를 뒤에서 밀고 있다는 게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며 친노 주류를 겨냥한 뒤 "민심과 당심의 큰 흐름을 거스를 순 없다"고 말했다.
김 후보 측은 단일화 효과에 대해서도 "명분 없는 단일화이기 때문에 당원들의 표심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승리를 자신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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