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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발명가 벨 목소리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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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발명가 벨 목소리 찾았다

입력
2013.04.29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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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나의 목소리다.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 30센트, 50센트, 2분의 1 달러. 4분의 1달러, 3달러 반, 5달러 25센트, 7달러 29센트…."

한 중년 남성이 목청 높여 돈을 세고 있다. 잡음 가득한 레코드판에 녹음된 이 목소리의 주인공은 본인이 밝힌 대로 최초의 전화기 발명가인 벨(1847∼1922년)이다. 미국 스미소니언 역사박물관이 29일 128년 전 녹음된 벨의 육성을 복원해 공개한 내용이다.

1876년 29세의 나이에 전화기를 특허 출원한 벨은 1885년 워싱턴 볼타 연구소에서 이 목소리를 녹음했다. 음성학자였던 그는 동료들과 함께 수백개의 실험적인 디스크와 실린더를 남겼다. 석고, 은박지, 마분지 등이 음성녹음 실험에 이용됐다. 이렇게 많은 실험자료를 남긴 것은 특허 분쟁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 실제 벨은 이번에 공개된 육성 녹음의 내용을 글로도 남겨 비교해볼 수 있도록 하는 꼼꼼함을 보였다. 벨의 육성 녹음 연구는 이후 구술 녹음기 발명으로 이어졌으나 1877년 토머스 에디슨이 축음기를 발명하면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그런데 벨은 왜 돈을 세는 것을 녹음했을까. 스미소니언 박물관의 수집품 담당자 사리 스타우트는 "아마도 사업에 사용할 수 있는 기계를 발명하기 위해서였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벨의 육성 복원은 로렌스 버클리연구소에서 레이저를 이용해 레코드판 자체는 건드리지 않고 음성을 복원하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가능했다. 이전에는 너무 섬세한 작업이어서 엄두를 내지 못했다. 스미소니언의 큐레이터가 상업광고를 복원하는데 주로 쓰였던 새로운 복원기술에 대한 기사를 뉴욕타임스에서 읽고 이를 벨의 육성 복원에 적용한 것이다. 벨의 육성은 미국 공영라디오(NPR) 홈페이지(www.npr.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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