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1조원대 투자에 나선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주요 대기업으로선 첫 번째 대형투자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용 첨단소재 개발을 위해 총 1조1,200억원을 투입, 충남 당진에 특수강과 철 분말 공장을 건설키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계열사인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인근에 지어질 이 공장은 올 하반기 착공해 2015년 완공 예정이며, 연간 100만톤 규모의 특수강과 2만5,000통의 철 분말이 생산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특수강은 현재 국내 수요의 30%인 231만톤, 철 분말은 국내 수요 7만톤 전량을 스웨덴과 미국 등에서 수입하고 있다"며 "수입대체에 따른 국제수지개선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특히 이 공장 건설과 운영과정에서 2만2,000개의 일자리 창출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생산유발효과도 6조원대로 추산된다.
고강도와 내마모성이 강한 특수강은 엔진, 변속기 등 자동차 핵심부품을 생산하는데 필수적인 소재. 자동차 품질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철 분말은 전기로에서 녹인 쇳물에 고압의 물을 분사해 미세한 분말 형태로 제조한 철로, 부품 협력업체의 손을 통해 엔진과 변속기의 정밀 부품으로 거듭난다.
현대차는 특수강, 철 분말 등 고급 소재 개발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자동차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글로벌 유수의 완성차 업체들은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해 부품업체와 긴밀한 협력 체계를 공고히 하고 있다"며 "이번 공장 신설로 국내 부품산업의 글로벌 성장기반이 강화돼 국내 자동차 산업의 협력 생태계가 구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현대차그룹은 9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의 고로3기 공사를 마무리짓고, 현대ㆍ기아차, 현대제철, 현대하이스코간 공동연구 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들은 이미 신차개발 단계서부터 자동차 특성에 특화된 맞춤형 및 차세대 강판을 개발하고 있는데, 초고장력 강판 적용을 확대함으로써 안전하면서도 가벼운 차체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안전과 연비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여서 차량의 경쟁력은 경량화에 달려 있고 이를 위해선 새로운 차량소재개발이 필수"라고 말했다. 실제 폴크스바겐은 아르셀로미탈, BMW는 티센크룹, 도요타는 신일본제철, 혼다는 JFE스틸 등과 기술적 협력관계를 맺고 차세대 강판소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한편 현대차그룹이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대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대형투자의 스타트를 끊음에 따라, 향후 다른 대기업들의 투자발표도 줄줄이 이어질 전망이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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