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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가톨릭대 CU인재학부 폐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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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가톨릭대 CU인재학부 폐지 논란

입력
2013.04.29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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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측 "효율성 저하로 폐지 불가피" vs 학생측 "4년만에 폐지는 사기"

대구가톨릭대가 2009년 신설한 CU인재학부를 폐지키로 하자 학생ㆍ학부모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대구가톨릭대에 따르면 파격적인 장학금 혜택을 지급하며 CU인재학부를 운영해 왔으나 신입생 모집의 어려움과 당초 취지의 변질 등을 이유로 2014학년도부터 신규모집을 중단할 방침이다. 하지만 재학생에 대해서는 입학 당시 약속한 4년간 등록금 전액면제, 기숙사비와 고시원비 지원 등은 계속 제공할 계획이다. 4월 현재 CU인재학부 고위공직ㆍ법학전공 재학생은 75명(군복무자 포함)이다.

CU인재학부는 로스쿨 진학이나 행정고시 등을 통해 고위공직으로 진출 또는 의학ㆍ치의학ㆍ약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할 우수학생 유치를 위해 2009년 개설했다. 이후 의학전문대학원의 의대 환원으로 2011년부터 고위공직ㆍ법학전공만 선발해 왔다. 하지만 해마다 추가모집이 반복되자 올해는 모집정원을 20명에서 10명으로 줄인 데 이어 내년부터는 아예 선발중단 카드를 꺼내 들었다.

대학 관계자는 "행정고시에 합격하거나 로스쿨에 진학, 대학의 명예를 빛내주기를 기대하고 파격적인 장학혜택을 제공했으나, 재학생 대부분이 9급이나 7급 공무원시험 준비에 매달리고 있다"며 "게다가 국가장학금 제도 시행 이후 우수학생들의 수도권대학 선호현상이 더 심해지고 있고, 갈수록 모집이 어려워지고 있어 폐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재학생의 경우 입학 때와 같은 조건 및 커리큘럼으로 운영되니 걱정할 것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학생들은 "사기나 마찬가지"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김태기(23ㆍ3학년) CU인재학부 학생회장은 "4년이라는 기간은 대학측이 주장하는 성과나 효율성 문제를 제기하기에 적절치 않다"며 "의견수렴도 없이 중간고사 기간인 지난 23일 기습적으로 학교홈페이지를 통해 학칙개정 공고를 하더니, 학생들의 요구로 개최된 25일 간담회에선 일방적으로 폐지한다고 통고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한 학부모도 "아이들이 무슨 실험대상도 아니고, 지역 상위권 대학 또는 서울의 대학에 갈 수 있는 학생들을 붙잡아 놓고 지금에 와서 무엇 하는 짓이냐"며 대구가톨릭대의 무책임한 행태를 비난했다.

현재 CU인재학부 학생들은 폐지 반대를 위해 수업거부 및 피켓시위 등에 나섰으나, 대학측의 입장은 완강해 번복할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CU인재학부와 같은 우수인재 유치프로그램으로 경북대 글로벌인재학부, 영남대 천마인재학부, 계명대 비사스칼라 등이 있다. 경북대의 경우도 지난해 예산 부족으로 글로벌인재학부 폐지를 추진하다 학생ㆍ학부모들의 반발로 중단된 바 있다.

지역 대학 관계자들은 "우수인재 유치와 육성을 위해 '명품 인재육성'제도를 만들었지만, 다른 학생들에게 나눠줄 예산 몰아주기 논란과 함께 기대만큼 우수한 지원자가 많지 않아 대학마다 고민이 많다"며 "대학 역량이 따라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추진하다 애꿎은 학생들만 상처를 입게 됐다"고 말했다.

이현주기자 lare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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