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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친구 24명에 장학금 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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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친구 24명에 장학금 뿌듯”

입력
2013.04.29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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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사회과학대 2학년 이모(21)씨는 29일 오후 이 학교 생활환경관 지하 2층에 있는 ‘이화인의 나눔가게’를 찾았다. 1주일에 한 번씩 하는 봉사활동 때문이다.

2011년 개교 125주년을 맞아 문을 연 이 가게는 학생 직원 교수들과 동문들이 보내오는 중고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그 수익금을 어려운 학생에게 장학금으로 지급하는 체제다. 이날 2시간 동안 물품 정리를 한 이씨는 “나눔가게의 수익이 친구들의 장학금으로 쓰인다고 생각하니 힘들게 물품 정리를 한 뒤에도 피곤하지 않고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가게는 학생들의 자원봉사로 대부분 운영되는 탓에 유지비가 크게 들지 않는다. 내부 인테리어도 디자인학부 최경실 교수의 재능 기부로 만들어졌다.

가게에서 파는 물품은 종류도 물건도 다양하다. 학생들은 책이나 전자제품, 신발, 장식품 등 물건들을 직접 들고 가게에 와서 기증하거나 교내 수거함 또는 택배를 이용해 가게로 보내오기도 한다. 의류업체를 운영하는 동문이 기증한 새 옷들, 학생들이 직접 만든 팔찌와 귀걸이 등도 있다. 1월엔 윤후정 명예 총장이 기증한 도자기들이 주목 받기도 했다.

학생 식당 옆에 위치한 나눔가게는 자리가 좋아 찾는 손님들이 많다. 특히 아시아 아프리카 등에서 온 해외 유학생들은 이 가게의 주요 고객. 이들은 주로 옷을 많이 사가는데 한 번에 몇 벌씩 사가기도 한다. 학교 관계자는 “아프리카 학생들은 나눔가게에서 산 옷으로 겨울을 지내고 고국으로 돌아갈 때 다시 옷을 기증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33㎡ 남짓한 가게에서 2년 동안 올린 매출은 1억4,000만원. 대부부ㄴ 가정 형편이 어려운 24명의 학생에게 장학금으로 지급됐다. 재고품과 수익 일부는 다른 나라에 기부하기도 한다.

이화여대에서 37년간 근무하다가 2009년 퇴직 뒤 목요일마다 가게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조원숙(65)씨는 “퇴직 전 등록금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상담해 늘 안타까웠던 기억이 있다”며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고 학생들에게 도움도 줄 수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김경준기자 ultrakj7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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