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상습적으로 정체되는 서부간선도로를 지하화하는 작업을 본격 추진키로 했다.
29일 서울 금천구에 현장시장실을 연 박원순 시장은 이날 금천 지역의 현안을 파악하기 위해 나선 현장에서 “서부간선도로는 지하화를 하는 쪽으로 결정했다”며 “다만 지상구간을 어떻게 만들면 교통 문제도 해결하고 안양천과의 접근성도 높일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 주요 7개 도시고속도로의 평균 통행속도는 33~47㎞/h인데 비해 서부간선도로는 32㎞/h로 가장 낮은 수준이며 특히 출퇴근시간에는 20㎞/h 이하로 떨어져 고속도로로서의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서울시는 사업규모를 축소하고 기술 원가를 낮추는 방법으로 사업비 5,700억원 중 시비를 1,000억원 정도 줄일 수 있다며 민간사업자인 현대건설콘소시엄과의 협상을 통해 상반기 중으로는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는 경부선 철도의 지하화에 대해서는 내부에서도 엇갈리는 입장을 보였다.
현재 경부선 철도는 금천구의 서쪽을 남북으로 관통하고 있어 주민들이 소음과 공해로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지역에서는 해당 구간을 지하화하고 지상에 녹지공간을 조성해줄 것을 요구했다.
박 시장은 “처음에는 경부선 철도 지하화를 비현실적으로 생각했는데 직접 와서 보니 대단히 넓은 공간이라 지상 개발비용으로 지하화 비용을 충당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구청 측에 따르면 경부선 철도 지하화에 드는 비용은 약 10조원으로 예상되며 지상 역세권 개발 수익을 따지면 실질적으로는 6조~8조원 정도가 들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시의 한 관계자는 “수익성이 있었다면 벌써 정부가 검토했을 텐데 현실적으로 너무 많은 비용이 든다”고 지적했다.
한편 박 시장은 이날 금천자원재활용처리장의 악취와 소음을 방지하기 위해 캐노피를 설치하고 유수지에는 체육시설을 조성하는 방안, 1년새 11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한 시흥2동 벽산아파트 앞 급경사도로의 안전 대책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아울러 예정에 없던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 4ㆍ5공구에 들러 지반 붕괴위험을 호소하는 주민들과 만나 “공사를 강제로 집행하는 일은 없도록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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