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1호 숭례문이 불탄 지 5년 3개월 만에 드디어 열린다.
문화재청은 "5년 3개월에 걸친 숭례문 복구 사업을 완료하고, 이를 기념하는 '숭례문 복구 기념식'을 5월 4일 오후 2~4시 숭례문과 세종로, 광화문광장에서 개최한다"고 29일 밝혔다. 2008년 2월 10일 어이없는 방화로 2층 문루(門樓)가 훼손됐던 숭례문이 새롭게 복구된 것이다.
연극 연출가 출신인 이윤택(61) 씨가 총감독을 하는 이번 경축행사의 슬로건은 '숭례문, 문화의 새 문이 열리다'이고 주제는 '상생'이다. 숭례문 화재로 입은 국민의 상실감을 치유하고 모두 함께 경축하는 국민 화합의 장으로 펼쳐진다. 이윤택 씨는 복구 기념식에서 "대한민국의 큰 대문인 숭례문 복구를 계기로 남과 북, 여와 야, 보수와 진보, 동과 서, 중앙과 지역 등 서로 대립하는 모든 사람이 함께 평화롭게 공존하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말했다.
숭례문 복원 과정은 그 자체로도 고통의 세월이었다. 목공사 중단, 천연안료 시비, 천장 용문양 논란 등 잡음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2008년 2월 10일 밤 불에 탄 숭례문은 그 해 5월 현장수습을 시작으로, 새 단장에 들어갔다. 2009년 장식기와와 현판이 복원됐고, 2010년에는 누각이 해체됐다. 2011년 성곽과 문루가 조립되면서 서서히 예전의 위용을 되찾아갔다.
지난해 3월 8일 상량식을 계기로 복원작업에 속도를 내면서 10월 기와공사와 단청작업을 마무리했고, 방재시스템도 설치했다. 하지만 12월로 예정됐던 가설덧집 해체가 한파 등으로 인해 올 1월에서야 이뤄졌다. 또한, 인부들의 임금 문제로 한 달간 목공사가 중단되기도 했고, 일본산 안료와 아교 사용으로 논란을 빚기도 했다.
새롭게 태어난 숭례문은 방화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 1907년 일제에 의해 철거된 성벽을 다시 세우는 등 예전의 모습에 더 가까워졌다. 종전에 없었던 동쪽 성곽 53m와 서쪽 성곽 16m 구간이 복원됐다. 동쪽 계단도 폭이 2.9m에서 5m로 늘어났다. 지반도 발굴조사나 옛 자료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전보다 30~50㎝ 낮아졌다.
복원된 숭례문은 기념식이 끝난 직후인 5월 4일 오후 4~6시 일반에 공개된다. 5일부터 매주 월요일을 제외하고, 오전 9시~오후 6시(5월에는 오후 7시까지 연장 개방) 무료로 공개된다. 5월 18일부터는 문루 상부(1층)에서도 선착순 20명씩 특별 관람할 수 있다. 문화재청은 5월 4일 하루 동안 4대궁(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과 종묘를 무료 개방한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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