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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만 쌓여 가고$발길 끊기는 월곶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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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만 쌓여 가고$발길 끊기는 월곶포구

입력
2013.04.29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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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 못해 문은 열고 있지만 주말에나 단골 손님 몇 팀을 받을까 평일에는 공치기 일쑤에요.”

지난 26일 오후 경기 시흥의 명소 월곶 포구에서 만난 횟집 주인 최모(56)씨는 간혹 지나가는 관광객들에게 연신 손을 흔들며 가게로 들어올 곳을 권유하지만 허탕이다. 최씨 가게의 지난달 매출은 임대료와 전기료 등을 빼면 최씨 인건비도 남지 않아 사실상 마이너스였다.

최씨처럼 가게 문을 열고 버틸 수 있는 곳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월곶 포구 인근 곳곳에 폐업한 업소들이 눈에 띄었다. 지나가는 행인들마저 찾아보기 쉽지 않았다. 평일 점심이라는 것을 감안해도 과거 월곶 포구의 영광은 더 이상 남아있지 않았다. 비슷한 시각 인접한 소래 포구에는 수 천명의 관광객들이 찾아 어시장을 빼곡히 매워 월곶 포구와는 큰 대조를 보였다.

시흥시가 1997년 500억원을 들여 만든 월곶 포구가 이처럼 쇠락의 길을 접어든 것은 최근7~8년 전부터이다. 월곶 포구는 서해안 낙조가 일품인 오이도를 비롯해 포동폐염전과 물왕저수지 등을 끼고 있어 시흥은 물론 수도권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자리매김해왔지만 최근에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어지고 있다.

이는 월곶 선착장에 갯벌이 7~10m까지 쌓이면서 만조가 돼도 배가 다니기 쉽지 않는 등 사실상 제 기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작은 고깃배라도 월곶 포구에 들어오려면 인접한 소래 포구 물 때보다 2시간 가량 더 기다려야만 해 만선의 고깃배들은 모두 소래 포구로 향하고 있다.

선착장 인근에서 10년 동안 횟집을 운영한 김모(53)씨는 “매립을 통해서 만든 월곶 포구는 들어온 물이 흘러나갈 곳이 없다 보니 결국 퇴적물이 쌓이게 된 것”이라며 “싱싱함이 생명인 수산물을 취급하는 고깃배들이 눈앞에 소래 포구를 두고 2시간이나 기다려서 월곶 포구에 들어올리가 없지 않겠냐”고 말했다.

고깃배들이 월곶 포구를 외면하면서 옹진수협도 6년 전 월곶 공판장 문을 닫았다. 공판장이문을 닫자 횟집 주인들은 눈앞에 항구를 두고도 횟감을 구하러 인천 연안부두까지 다니고 있다.

월곶 포구와 바로 연결됐던 영동고속도로 월곶IC 폐쇄도 포구 쇠락에 한몫하고 있다. 제3경인고속화도로가 건설되며 2010년 월곶IC가 없어지고 대신 제3경인고속화도로에 정왕IC가 생겼다.

상인 김씨는 “정왕IC에서 월곶 포구까지 차량으로 10분 가량 걸리자 상당수 관광객들이 인근 오이도나 인천 소래 포구로 향하고 있다”며 “안 그래도 어려웠는데 월곶IC가 없어지면서 직격탄을 맞았다”고 하소연했다.

월곶 포구의 활성화 방안을 놓고 시흥시도 고심 중이지만 아직까지 확실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시는 포구 갯벌 준설과 포구 매립을 놓고 고민하다가 최근 준설 쪽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그에 따른 활성화 방안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시흥시 관계자는 “월곶 포구 준설에 대한 용역을 발주해 이르면 내년 초부터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준설을 하면 큰 고깃배도 수시로 드나들 수 있어 포구에 다시 활기가 돌아올 곳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ㆍ사진

김기중기자 k2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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