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출신 첼로의 거장 야노스 슈타커가 28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 향년 89세. 그의 한국인 제자인 첼리스트 양성원은 “전설이 떠났다. 우리는 아주 오래 그를 기억하고 그리워할 것”이라고 페이스북에 썼다.
부다페스트에서 태어난 그는 작고한 로스트로포비치와 더불어 20세기 후반 첼리스트를 대표한다. 첼로를 시작한 지 1년 만인 일곱 살에 부다페스트 리스트음악원에 입학하고 열 한 살에 졸업한 신동으로, 열 다섯 살에 너무 어려워 연주할 수 없다고 알려졌던 코다이의 무반주 첼로 소나타를 연주하며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2차대전 당시 나치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그는 헝가리가 공산화하자 1946년 독일로 갔다가 48년 미국으로 가서 정착했다. 시카고 심포니 등 교향악단의 수석 연주자로 있다가 34세 때인 58년 교향악단을 나와 솔리스트로 활동하면서 인디애나대에서 가르쳤다.
특유의 무뚝뚝한 표정으로 하는 그의 연주는 무결점의 완벽함으로 유명하다. 50여년에 걸쳐 160곡이 넘는 음반으로 남았다. 한국에도 여러 차례 왔다. 67년 이화여대 강당 독주회가 첫 방문이었고, 2005년 예술의전당 독주회가 마지막 내한공연이 됐다. 스스로는 연주에서 받는 갈채보다 미래의 첼리스트를 키우는 교육자 역할을 더 중시했다. 가르칠 때는 매우 엄격했지만, 제자들의 연습실을 방문하거나 집으로 초대하는 등 자상한 스승이기도 했다.
오미환
선임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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