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프리미어리거의 불운인가, 저주인가.
박지성이 몸 담고 있는 퀸즈파크레인저스(QPR)가 28일(한국시간) 레딩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5라운드에서 득점 없이 비기면서 남은 경기에 관계 없이 강등됐다. 이로써 올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QPR로 이적한 박지성은 한 시즌 만에 극과 극을 경험하게 됐다. 그 동안 우승권 전력을 지닌 팀에서만 뛰었던 박지성은 처음으로 강등의 참혹함을 맛봤다.
코리안 프리미어리거는 2년 연속 강등의 쓰라림을 겪고 있다. 지난 시즌에는 이청용이 소속된 볼턴이 챔피언십(2부)으로 떨어졌다. 볼턴 역시 QPR처럼 개막 전만 해도 중위권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뚜껑을 열자 곤두박질 쳤다. 시즌 중 사령탑이 경질됐음에도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한 과정도 너무나 닮았다.
이청용과 박지성은 부상 불운도 똑같았다. 2011~12 시즌을 준비하던 이청용은 연습경기에서 정강이뼈 골절상을 입어 재활에만 매달렸다. 이청용은 수술을 받은 뒤 시즌 막바지가 다 돼서야 복귀할 수 있었다. 그는 시즌 마지막 2경기를 소화했지만 팀의 강등을 막아내지 못했다. 박지성 역시 지난해 말 무릎 부상 여파로 한 동안 결장했다. 그런 사이 사령탑이 교체됐고, 입지가 좁아졌다. 해리 레드냅 감독은 급기야 박지성의 주장직까지 박탈했다.
김두현(수원)은 승격과 강등의 아픔을 모두 겪었다. 2008년 2월 임대 형식으로 웨스트브로미치로 입단한 김두현은 구단이 2007~08 시즌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해 승격의 기쁨을 누렸다. 김두현도 그 해 5월 완전 이적에 합의하며 당당히 프리미어리거가 됐다. 그러나 2008~09 시즌 웨스트브로미치가 다시 강등되면서 파란만장한 세월을 보냈다. 김두현 역시 시즌 초반 부상으로 주전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다 벤치 신세를 면치 못했다. 결국 김두현은 2009년 7월 수원으로 다시 이적했다.
QPR이 강등된 상황에서 박지성의 행보가 관심을 끌고 있다. 이청용 혹은 김두현의 전철을 밟게 될 전망이다. 이청용처럼 잔류해 EPL 승격을 도울 가능성은 극히 낮다. 레드냅 감독이 바뀌지 않는다면 챔피언십에서의 주전 보장이 어렵기 때문이다. 김두현처럼 이적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어떤 리그가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중동과 호주, 미국에서 박지성에 대한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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