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가 가요계의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중문화 전반에서 40대 소비자의 비중이 확대되는 가운데 '10대'와 '아이돌' 중심으로 움직이던 가요계도 중년 고객의 잠재적인 구매력에 놀라는 분위기다. 이는 음반 매장과 콘서트 현장에서 뚜렷이 확인된다.
가수 조용필의 돌풍 뒤에는 중년 팬들이 있었다. 10년 만에 발표한 그의 앨범을 듣기 위해 10여년 만에 음반 매장을 찾아 나서 품절 사태를 빚게 했고, 한 달 남은 콘서트의 예매티켓을 동나게 했다.
음반유통사 유니버설뮤직코리아에 따르면 조용필의 19집 '헬로'는 29일까지 5만장이 팔려나갔는데 5만장의 예약이 추가로 밀려 있는 상태다. 유통사는 공장을 추가해 2곳의 공장을 하루 종일 가동하고 있는 상태다. 음반 구매 연령대는 40대의 비율이 압도적이다. 29일 온라인 서점 예스24에 따르면 이날까지 '헬로'를 구매한 고객 중 38.1%가 40대였으며 50대의 비율도 13.8%에 달했다. 40, 50대 구매 비율이 전체 판매량의 과반이다. 예스24 멀티상품팀의 김혜란씨는 "40대 여성의 구매율이 전체 판매량의 23.3%에 해당할 정도로 가장 높다. 연령대별로는 40, 50대 구매율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전했다.
공연계에서도 40대의 구매율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5월 31일부터 6월 2일까지 세 차례 열리는 조용필 서울 콘서트의 티켓 2만7,000장도 순식간에 팔려나갔다. 가격이 15만4,000원인 VIP석은 3일 예매 개시 한 시간 만에 동이 났고, 일반석도 앨범 발매 당일 거의 매진됐다. 서울 콘서트 전체 티켓 예매자 중 40대는 28.9%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이달 초 열렸던 록 그룹 들국화 공연의 매진 행렬도 40대가 주도했다. 총 10회의 공연에 몰린 4,000여명의 관객 중 40대의 비중은 절반에 해당하는 무려 48.2%에 달했다. 5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문세의 6월 1일 서울 공연은 절반 이상 팔렸는데 40대가 36.1%로 비중이 가장 높다.
중장년층의 티켓 구매율 증가 현상은 장르와 가수에 따라 편차가 크기 때문에 대중음악 전체 공연에 적용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인터파크가 지난 3년간 대중음악 콘서트 예매자를 연령대별로 분석한 결과 40대의 비율은 2010년 11%에서 2011년엔 15%로 늘었다가 2012년엔 12.8%로 다시 줄어들었다. 2011년은 '세시봉' 열풍이 불었던 해였다.
김선경 인터파크 홍보팀장은 "40, 50대는 티켓 구매력이 높은 연령대이지만 이들의 입맛에 맞는 공연이 많지 않다"면서 "조용필이나 이문세, 들국화처럼 수요에 맞는 가수가 계속 나온다면 중장년층의 티켓 구매율은 더욱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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