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법이 전국 법원 가운데 처음으로 속기사 없는 법원이 된다.
청주지법은 내달 1일부터 '법정녹음에 의한 조서 대체 제도'를 전면 시행한다고 29일 밝혔다. 현재 재판 과정에서 속기사에 의해 작성되던 증인신문 및 피고인신문 조서를 녹음파일로 대체하고, 재판부는 사후 녹음파일을 청취하는 방법으로 변론 내용을 확인한다. 가사ㆍ행정을 제외한 모든 1심 민ㆍ형사 재판부에 이 제도가 적용된다.
청주지법은 지난해 7월부터 법정녹음을 시범 운영해왔으며, 전면 시행을 앞두고 전체 판사회의, 변호사회ㆍ검찰과의 간담회를 열어 제도 시행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절차상 유의사항을 담은 매뉴얼을 마련했다. 청주지법 이국현 공보판사는 "법정녹음제 전면 시행으로 재판의 투명성을 높이고 법정 언행을 개선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원은 이 제도가 정착되면 1심뿐만 아니라 항소심 재판부까지 단계적으로 확대 시행할 방침이다.
청주지방변호사회는 "'막말 판사' 재발 방지나 변론주의 확립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환영의 뜻을 표했다.
법정녹음제는 지난해 3월 전국 수석부장판사회의에서 1심 재판을 강화하고 국민과의 소통을 활성화한다는 취지로 도입키로 해 그 해 7월부터 서울북부지법과 수원지법, 청주지법에서 시범 운영해왔다. 이후 '막말 판사' 사건이 잇따르면서 법원행정처는 이 제도를 확대 시행키로 하고 각 지방변호사회에 공문을 보내 협조를 구했다.
청주=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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