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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난 검은 대륙, 저전압한국가전에 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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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난 검은 대륙, 저전압한국가전에 반했다

입력
2013.04.28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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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삼성전자 임직원과 삼성 의료봉사단 등 300명은 잠비아, 카메룬, 세네갈 등 아프리카 5개국을 팀으로 나눠 찾았다. 3년째인 삼성전자의 글로벌 사회공헌 캠페인 '어린이에게 희망을'이란 봉사활동을 위해 일주일간의 휴가도 반납했다. 현지 아이들에게 컴퓨터를 가르치고, 아픈 곳을 치료해주고 고장 난 가전제품을 무료로 고쳐줬다. 앞서 삼성전자는 같은 해 2월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에디오피아 1,000가구에 태양광 LED 랜턴을 지원했으며,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선 전기를 공급하는 컨테이너 형태의 이동식 학교인 '태양광 인터넷 스쿨1호'도 기증했다. 현지 주민 레필로 마차바씨는 "아들이 전기가 들어오는 곳에서 공부할 수 있게 돼 너무 기쁘다"며 감사해했다.

아프리카는 빈곤과 기아, 전기는 물론 마실 물조차 턱없이 부족한 '검은 대륙'이다. 하지만 이것이 아프리카의 전부는 아니다. 풍부한 천연자원에다 거대한 소비시장 등 어느 대륙보다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만큼 지구 상에 남은 '마지막 황금시장'이기도 하다. 때문에 시장을 선점하려는 세계 각국과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은 어느 지역 못지 않게 뜨겁다.

아프리카는 전통적으로 유럽국가들과 가깝다. 지리적으로도 그렇고, 식민지 역사 때문에 유럽과 경제적 연결고리가 튼튼하다. 최근엔 중국이 막강한 '차이나 머니'를 투입해 이곳 경제를 빠르게 잠식하고 있으며, 이미 대부분 아프리카 국가엔 '차이나 타운'까지 형성돼 있을 정도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확실히 후발주자다. 그만큼 차별화ㆍ현지화 전략을 택할 수밖에 없는데, 삼성전자 관계자는 "진심 어린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그들의 눈물을 닦아주다 보니 기업 브랜드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또 삼성전자는 전력공급이 불안정한 현지사정을 감안해 에너지효율이 뛰어나 전기료를 아낄 수 있는 TV 냉장고 에어컨 등 현지 '맞춤형'제품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아프리카라고 다 헐벗고 굶주린 건 아니다. 컨설팅업체 '베인 앤 컴퍼니'에 따르면 아프리카의 백만장자 수가 작년 말 기준 12만명으로, 러시아(9만5,000명)보다 많다. 때문에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TV를 비롯한 프리미엄 시장공략에도 더욱 박차를 가하면서 2015년까지 연 매출 100억 달러 달성, CE부문 매출 4배 이상 성장을 목표로 잡고 있다.

LG전자도 지난 16일 에티오피아의 낙후지역인 구타마을에 공동우물을 지어주면서 LG 이미지를 각인시킨 데 이어 ▦저전압 냉장고와 에어컨 ▦알레르기 예방 스팀트롬 세탁기 등 현지 밀착형 제품마케팅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12월 나이지리아에서 세계 최대 84인치 울트라HD TV를 출시하는 등 삼성과 마찬가지로 VVIP 공략에도 적극적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생활가전 부문에서의 성공적 안착을 향후 대중화가 빠르게 진행될 휴대폰에서도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현대ㆍ기아차도 아프리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아직 시장규모는 작지만 지난해 가나에서 일본 도요타를 제치고 처음으로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공기업으론 가스공사가 최근 모잠비크에서 도시가스 공급사업 착공식을 가졌고, 무역협회도 아프리카 진출전략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아프리카 시장진출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앞으로 아프리카 시장은 더욱 성장할 전망.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2011년부터 향후 5년간 급성장할 세계 10개국 가운데 7개를 아프리카로 지목했다. LG경제연구원 홍석빈 책임연구원은 "아프리카에서 성공의 첫 번째 열쇠는 기업의 입장이 아닌 현지인의 눈 높이로 시장을 들여다 봐야 한다는 것"이라며 "중국바람이 거세긴 하지만 그 동안 쌓아온 우리나라 기업들의 성공 노하우를 토대로 현지 네트워크를 잘 다져간다면 승산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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