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초∙중순으로 예정된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 즉 박심(朴心)의 향배가 정가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정권 초반 여당 원내대표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은 재론할 여지가 없다. 때문에 역대 어느 정권이건 첫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면 대통령 의중이 어디에 있느냐가 늘 관심사였다. 이번에도 예외가 아닌 듯하다.
현재 새누리당의 원내대표 경선전은 최경환 의원과 이주영 의원의 맞대결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청와대는 겉으로는 엄정 중립을 표방하고 있다. 하지만 '박심은 최경환'이란 점은 청와대 안팎에서 공공연한 사실로 통하고 있다. 사석에서 만난 청와대 관계자들도 이를 부인하지 않는다. "임기 초반 국정을 원활하게 이끌고 가자면 박 대통령과 소통이 되는 최 의원이 집권당 원내대표가 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게 청와대 주변에서 나오는 얘기다.
이 의원이 '신박(新朴)'이라고 일컬어지긴 하지만 박 대통령과의 친밀도만 놓고 보자면 최 의원이 앞선다는 얘기가 많다. 여당 안팎에서 '최경환 추대론'이 불거진 것도 이 같은 기류와 무관치 않다. 이명박정부에서도 2008년 홍준표 원내대표가 이심(李心)을 떠안고 첫 원내대표로 추대됐었다.
다만 지금은 집권 초반인데도 심상치 않은 당청 관계가 문제다. 여당 의원들이 조각의 문제점을 거론하며 청와대를 겨냥해 날을 세우는 전례 없는 장면도 연출됐다. 친박계 의원들조차 섭섭함을 토로하고 있다. 때문에 박심을 운위하는 것이 도리어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 청와대가 누구를 지지한다는 얘기가 알려지면 향후 당청 관계 설정에서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이 의원이"원내대표 추대론은 정치쇄신에 역행한다"고 반발하고 나선 데서도 이런 분위기가 읽힌다. 때문에 청와대는 당분간 여당 원내대표 경선에 대해 굳게 입을 닫을 것 같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박심이란 것은 있을 수 없다. 그런 얘기조차 하지 말라"고 손사래를 쳤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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