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성인 4명 중 한 명은 불안증 및 불면증치료제로 알려진 벤조다이아제핀(BZD)계 신경안정제를 처방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80%는 소화기질환 등에 대해 비정신과에서 처방된 것이어서 오남용 가능성이 지적됐다.
28일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벤조다이아제핀계열 약물의 처방 양상 및 안전성'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1년까지 18세 이상 성인 2,236만명이 1회 이상 벤조다이아제핀계 약물을 처방받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서 표본을 추출한 후 재분석한 결과 18세 이상 인구 ▲100명 당 23.7명은 연간 1일 이상 ▲100명 당 8명은 1년에 한달 치 이상 ▲100명당 4.7명은 1년에 90일 이상 '자낙스'(성분명 알프라졸람) 등 벤조다이아제핀계 신경안정제를 처방 받았다. 향정신성 의약품인 벤조다이아제핀계 약물은 수면ㆍ진정 작용이 있어 항불안제, 수면제, 마취유도제 등으로 쓰이며 미다졸람, 알프라졸람, 로라제팜, 다이아제팜 등이 이에 속한다.
벤조다이아제핀이 들어간 처방의 82.2%는 내과 등 비정신과에서 나왔다. 외래 처방의 29.8%가 위ㆍ십이지장 질환 등 소화기질환 치료 목적이었고 불안장애(12.4%)나 수면장애(10.8%) 처방 비중은 훨씬 낮았다.
벤조다이아제핀은 장기간 과다 복용하면 차량사고, 골절, 자살, 인지기능 장애 등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벤조다이아제핀을 장기간 복용하면 남용ㆍ의존 우려가 있는 만큼 65세 이상이나 약을 처음 복용하는 환자는 특별히 부작용에 주의해야 한다"며 "구체적 사용지침이 없는 만큼 향정신성 의약품 중복처방 제한 및 의약품안심서비스(DUR)와 함께 환자 대상 교육프로그램 도입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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