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률 5할 팀의 4강 탈락이 점점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9구단 체제로 출발한 올 시즌 각 구단은 28일까지 모든 구단과 한 차례씩 맞붙어 탐색전을 마쳤다. 팀 당 20, 21경기를 치른 가운데 우승 후보로 꼽힌 KIA와 두산이 공동 1위(13승1무6패)에 오른 가운데 삼성(13승7패ㆍ공동 3위)도 예상을 빗나가지 않았다.
하지만 '동네북'으로 전락한 NC, 한화의 부진으로 '승수 인플레'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9개 구단 중 5개 팀이 5할 승률 이상을 올리고 있다. 이중 4개 팀은 무려 6할대의 승률을 기록중이다. 지난해 4월까지 6할 승률을 넘긴 팀은 두산 롯데(이상 10승1무5패) 두 팀뿐이었고, SK 넥센(이상 9승7패) LG(8승8패) 세 팀이 5할을 간신히 넘겼던 것과 비교해 보면 눈에 띄는 '성적 인플레이션'이다.
구단은 1개 늘었지만 사실상 7개 구단이 싸우고 있다. 역대 최약체로 꼽히는 한화와 NC를 상대로 패한 팀은 SK(2패)와 두산, LG(이상 1패)밖에 없다. 7개 구단 사이에서는'9구단 브레이크'보다 NC, 한화전이 더 기다려진다는 우스개 소리가 나올 정도다.
28일 현재 한화는 4승1무16패로 8위, NC는 3승1무17패로 최하위다. 개막 13연패를 당한 한화는 NC에게 3승을 거둔 것을 제외하면 기존 7개 구단을 상대로는 단 1승(두산)밖에 거두지 못해 사실상의 최약체다. NC는 개막 7연패에 이어 28일 두산전에서 1-3으로 패해 다시 9연패에 빠졌다.
지난 시즌 삼성이 6할1푼1리의 승률로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차지했고 SK와 두산, 롯데도 5할대 승률로 4강에 진출했다. 포스트시즌 진출의 마지노선은 5할이었다. KIA는 승률 4할8푼8리로 8개 팀 중 5위를 기록해 4강에서 탈락했다.
시즌 초반이지만 상하위팀의 간극은 엄청나다. NC와 한화의 경기력에 큰 변화가 없다면 시즌 막판까지도 이런 현상이 계속될 것은 뻔하다. 오히려 7개 구단은 NC, 한화에 '이기면 본전, 지면 손해'라는 인식이 팽배해 다른 경기보다 더욱 총력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이런 추세라면 5할은 기본, 6할 이상의 승률로도 가을 잔치에 초대받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단일리그로 돌아온 2001년 이후 지난해까지 12년간 5할 이상의 승률로도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한 경우는 3차례 있었다. 두산이 2002년(0.504)과 2006년(0.512) 5위를 했고, 2008년엔 한화가 5할8리를 기록했지만 4강 진출에 실패했다.
구단이 늘어 포스트시즌 진출의 단순 경쟁률은 높아졌지만 사실상 7대4의 경쟁인 셈이다. 그런데 그 경쟁을 이기기는 8개 구단 체제보다 더 어려워졌다. '6할 한국시리즈 직행, 5할 4강'공식이 파괴될 역대 최악의 기형적인 시즌이다.
한편 28일 잠실 경기에서는 LG가 롯데를 4-0으로 제압했다. 두산은 창원에서 NC를 3-1로 꺾고 4연승을 달렸다. 광주에서는 삼성이 0-1로 뒤진 8회초 공격에서 대거 4점을 뽑아 4-1 역전승을 거뒀다. 인천 SK-한화전은 연장 12회까지 5-5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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