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극우단체 회원을 태운 선박 10척이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열도에 접근했던 23일 당시 중국이 수호이-27 등 대부분 전투기로 구성된 군용기 40여대를 출동시켰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맞서 일본 항공자위대가 F-15 전투기를 긴급발진시키는 등 양측이 일촉즉발의 사태로 치달았다고 산케이(産經) 신문이 27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중국은 당시 일본 극우단체 선박의 센카쿠 상륙을 막기 위해 군용기를 대거 동원하고 이와 별도로 해양감시선 8척을 센카쿠 해역에 파견했다. 신문은 센카쿠 열도 부근 12해리 일본 영해 내에서 중국 해양감시선과 일본 순시선이 대치하는 동안 중국 전투기가 날아왔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중국 군용기 대다수가 수호이-27과 수호이-30 전투기였다며 이를 전대미문의 위협적 무력시위로 간주했다. 중국 군용기는 중국 해양감시선과 일본 극우단체 선박, 일본 순시선이 대치하는 동안 센카쿠에 근접 비행했다.
중국 군용기가 출동하자 일본 항공자위대는 오키나와(沖縄) 나하기지에서 F-15 전투기를 발진시켰다. 산케이신문은 "중국이 자위대 전투기 조종사를 지치도록 하려는 목적으로 꾸준히 군용기를 출동시킨 것으로 보인다"며 "과거 중국은 센카쿠에 젠(殲)-10 전투기만 보냈는데 이번에는 제4세대 전투기인 수호이-27, 수호이-30을 투입했다"고 전했다.
중국 군용기는 일본 순시선의 움직임을 감시하면서 일본 군함과 P3C 대잠수함 초계기의 배치에 관한 정보를 해양감시선에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했다. 일본 항공자위대는 4세대 전투기 F-15와 F-2를 약 300대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군은 4세대 전투기를 560대 이상 실전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자위대 관계자는 "중국의 위협 비행이 계속되면 항공자위대의 대처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중국 국방부는 "일본의 F-15 전투기와 P3C 대잠 초계기가 여러 차례 출동, 정상적으로 순찰하는 중국 항공기를 뒤쫓으며 간섭해 안전에 큰 영향을 받았다"고 28일 반박했다. 환구망(環球網)은 일본 언론의 보도와 관련해 국방부 관계자가 "중국 군용기가 관할 해역을 순찰하는 것은 정상적인 일인데도 일본이 흑백을 전도, 중국위협론을 과대포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또 국방부가 "일본은 올해 초부터 끊임없이 도발을 감행하며 자신들이 잘못해 놓고도 먼저 고소장을 내는 등 중국군에 먹칠을 하고 있다"면서 "일본은 지역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골칫거리 제조자"라고 비난한 사실도 덧붙였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앞서 26일 "댜오위다오 문제는 영토 주권에 해당하는 중국의 핵심 이익"이라고 못박았다. 핵심 이익이란 중국이 타협하거나 양보할 수 없는 절대적 국익이다. 시짱(西藏)티베트자치구,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대만 문제 등을 핵심 이익으로 규정해 온 중국이 댜오위다오를 핵심 이익으로 공식화한 것은 처음이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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