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클레이수학연구소(CMI)가 제시한 20세기 세계 수학계 7대 난제 가운데 하나인 '양-밀스 이론과 질량 간극'의 해법을 찾아냈다는 조용민(사진) 건국대 석학교수(물리학)의 논문에 대해 CMI가 판단을 유보했다. 이로써 이 논문이 진짜 해법이냐 아니냐를 놓고 최근 벌어진 국내 과학계의 논쟁은 일단 소강상태를 맞게 됐다.
닉 우드하우스 CMI 소장은 28일 한국일보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CMI는 해법이라고 주장하는 연구들에 대해 견해를 밝히지 않는 것이 내부 규정"이라며 "정해진 두 가지 조건을 만족하기 전에는 (조 교수의 논문을)잠재적인 해법으로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CMI가 정한 두 가지 조건 중 하나는 "(논문이)출판된 지 적어도 2년이 지나야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제안된 해법이 수학계의 일반적인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우드하우스 소장은 설명했다. CMI 홈페이지에 공개된 난제 관련 규정에 따르면 여기서 말하는 일반적인 동의는 ▦많은 연구자들이 해당 논문을 자신의 논문에서 인용하거나 세밀히 검토하는 경우 ▦국제학회에서 토론하는 경우 ▦상을 받는 경우 등을 뜻한다.
결국 조 교수의 논문이 진짜 양-밀스 이론과 질량 간극의 해법인지 아닌지는 최소한 2년이 지나야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적잖은 수학자, 물리학자들이 이 논문이 CMI가 해법으로 요구하는 조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지적하고 있어 '일반적인 동의'를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앞서 조 교수는 물리학 분야 국제학술지 '피지컬 리뷰 D' 12일자(온라인판)에 논문을 발표해 "양-밀스 이론과 질량 간극 문제를 풀어 우주에 질량이 어떻게 생성되는지 알아냈다"고 주장했다.
양-밀스 이론에 따르면 우주를 구성하는 기본 요소인 원자핵은 질량이 없다. 그런데 우주는 질량이 있다. 질량이 없는 원자핵이 뭉쳐 질량이 있는 우주가 된 것이다. 이 '거대한 차이(질량 간극)'를 설명하라는 게 양-밀스 이론과 질량 간극 문제다. 조 교수는 이번 논문을 통해 원자핵을 이루는 쿼크와 글루온이 자기홀극(N극와 S극이 따로 떨어짐) 응집이라는 독특한 현상을 일으키면서 질량이 생겨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부 수학자, 물리학자들은 "엄밀한 수학적 풀이나 증명 과정 없이 물리 이론을 전개한 물리학 연구성과"라며 조 교수의 논문은 CMI가 주문한 수학적 문제를 해결한 게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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