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도 입양특례법 재개정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백재현 민주당 의원 등 11명이 발의한 입양특례법 개정안은 현재 소관 상임위원회인 보건복지위에 접수돼 있다. 부모 동의가 있으면 입양숙려 기간을 생략할 수 있게 하고, 출생신고 의무에 예외를 두자는 내용이다. 백 의원실 관계자는 "전문위원 검토 과정을 거쳐 6월께 위원회에 상정될 예정"이라며 "예외를 계속 적용하는 게 아니라 지금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니 한시적으로 운영하자는 취지에서 복지위를 설득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복지위 안에서 법 사수 움직임이 강하고 소관부처(보건복지부) 역시 재개정을 반대하고 있어 통과 여부는 불투명하다. 또 재개정 논의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입양특례법은 손대지 않고 가족관계등록법상 기록 발급요건 강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는 논의도 진행 중이다.
주사랑공동체교회의 베이비박스도 확대냐 철거냐 기로에 서 있다. 관할 지자체인 서울 관악구청 관계자는 "법적인 근거가 없는 시설이기 때문에 베이비박스는 없어져야 한다"며 "이 시설이 불법(영아유기)을 조장하고 있어서 교회에 자진 철거를 권유 중"이라 밝혔다.
서울시는 이보다는 덜 강경하지만 베이비박스에 들어오는 아이들이 늘어나는 것은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베이비박스 아이들을 돌보는 보육시설이 전액 시 예산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전국에서 아이가 몰려드는데 이는 다른 지자체의 문제까지 서울시가 떠맡는 것"이라며 "중앙정부가 예산을 지원하고 이 아이들을 타 시도에 분산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최근 복지부에 지방교부금을 신청했으나 거절당했다.
베이비박스를 운영 중인 이종락 목사는 정부의 압박에 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나라에서 자꾸 딴소리를 하면 베이비박스를 늘려갈 수밖에 없다"며 "나는 이 일에 목숨을 걸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뜻 맞는 몇몇 목사들과 함께 지방에 베이비박스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김현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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