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문(27ㆍ캘러웨이)과 함께 '한국남자골프의 희망'인 김경태(27ㆍ신한금융그룹)는 올해 슬럼프에 빠졌다. 일본 투어와 아시아 투어 4개 대회에 출전해 두 번이나 컷 오프가 됐고, 한 번도 톱10에 입상하지 못할 정도로 부진한 출발을 했다.
하지만 김경태는 국내에서 열린 유일한 유럽프로골프(EPGA) 투어인 발렌타인 챔피언십(총 상금 33억원)에서 '힐링'에 성공했다. 세계랭킹 7위이자 2010년 메이저대회 브리티시오픈 우승자인 루이 우스트이젠(31ㆍ남아공)과의 동반 플레이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김경태는 26일 이천 블랙스톤 골프장(파 72)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3개를 맞바꾸며 4언더파 68타를 쳤다. 전날 2오버파로 부진했던 김경태는 중간 합계 2언더파 142타로 3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우스트이젠은 4언더파 140타로 상위권에 자리했다.
김경태는 이틀 연속 우스트이젠과 함께 필드를 누볐다. 평소 김경태는 스윙이나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한 우스트이젠을 좋아했다. 김경태와 비슷한 체격 조건을 가진 우스트이젠은 파워를 내면서도 편안하게 치는 스타일이다.
김경태는 "우스트이젠과 동반 라운드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다른 선수들과는 확실히 다르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우스트이젠은 오늘 잘 치진 못했다. 하지만 화를 내면서도 그 다음 홀에선 신중하게 샷을 했다. 많이 배운 것 같다"고 말했다.
김경태는 이번 대회도 성적보다는 자신감을 찾아가자는 의미에서 출전을 했다. 운이 좋게 우스트이젠과 같은 조에 편성이 됐고, 예상 밖의 열매를 얻었다.
특히 김경태는 우스트이젠의 퍼팅하는 모습을 보고 많은 것을 느꼈다. 그는 "우스트이젠이 퍼팅을 하는 것을 유심히 봤다. 크로스 핸드 그립으로 정말 잘 쳤다"면서 "요즘 퍼팅을 할 때 페이스가 오픈되는데 나도 그립을 한 번 바꿔볼까 생각 중이다"고 말했다.
이천=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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