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부장판사가 잇따른 법원 공무원 사망 사고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26일 법원 등에 따르면 수원지법 성남지원 김동진(44·사법연수원 25기) 부장판사는 전날 법원 내부 통신망에 게재한 ‘마음이 아픕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법원에서 최근 3년간 43명이 사망했고 그 중 15명이 자살했다면 이는 비정상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 부장판사의 글은 의정부지법 소속 실무관 최모씨가 21일 사망한 것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현재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는 진상조사단을 구성해 최씨의 사망 원인 등을 살펴보고 있다. 최씨는 결혼식을 앞둔 전날 야근을 하던 중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장판사는 “법원행정처의 큰 책무는 사법부에 속한 판사와 법원 공무원들이 재판업무를 정상적이고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행정상의 지원을 하는 것”이라며 “모든 것이 법원행정처의 책임으로 단정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현재의 상황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부장판사의 글에 법원 내부에서 공감의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법원 직원 박모씨는 “직원들의 업무환경은 부장판사나 판사들이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며 “더 이상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 애정 어린 관심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 부장판사는 ‘횡성한우 원산지 표기 사건’ 항소심 재판장으로 유명세를 탔던 판사다. 그는 지난해 11월 대법원이 이 사건을 파기환송하자 “형식적인 의미에 집착해 이상한 판결을 내렸다”며 “교조주의에 빠진 것은 아니냐"는 비판 글을 올려 공직자윤리위원회에 회부된 바 있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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