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여자청소년이 히로뽕을 상습 투약하다 경찰에 붙잡혀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소녀는 마약을 얻기 위해 직접 배달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1년 고교를 중퇴한 뒤 각종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던 신모(17)양은 마약 중독자들이 등장하는 영화를 보며 호기심을 키웠다. 지난 2월 인터넷 포털 검색창에 '작대기' '얼음과자' 등 히로뽕을 가리키는 은어들을 치자 '샘플 가능하다'는 광고가 적힌 블로그를 발견했다. 이메일 주소로 연락처를 남긴 지 채 10분도 안돼 신양에게는 "지금 만나자"는 전화가 걸려 왔다.
마약판매상 김모(32ㆍ무직)씨는 신양에게 히로뽕 2회 투약 분량(0.06g)을 공짜로 주며 "배달을 맡아 달라"고 제안했다. 마약 판매 시 자신의 신원을 감추기 위한 계략이었다.
서울 강북구 한 모텔에서 김씨와 2회 분량 히로뽕을 투약한 신양은 마약의 늪으로 빨려 들어갔다. 중독의 대가로 신양은 김씨의 블로그를 통해 구매의사를 밝힌 이들에게 두 차례 히로뽕을 전달하는 심부름을 했다.
이후 환각증상을 떨쳐버리지 못한 신양은 평소 알고 지내던 민모(37ㆍ무직)씨가 다른 판매상에게 구해 온 히로뽕을 7차례 함께 투약하기도 했다. 신양은 경찰에서 "마약을 구입하려고 하니까 겁은 났지만 환각증상에 대한 호기심이 더 컸다"고 마약에 손댄 것을 후회했다.
서울경찰청 마약수사대는 시가 900만원 상당의 히로뽕 7g(233회 투약분)을 판매 및 투약한 혐의로 김씨와 공급책 권모(41ㆍ무직)씨 등 3명을 구속하고, 신양을 포함해 김씨에게 구입한 히로뽕을 투약한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5일 밝혔다. 히로뽕을 구입한 이들 중에는 가정주부 박모(37)씨와 여대생 이모(21)씨 등 일반여성들도 포함돼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인터넷을 통한 접근성이 용이해지면서 미성년자들도 마약에 쉽게 빠져들 수 있게 된 방증"이라며 "마약관련 유해사이트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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