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국 4년제 대학의 평균 등록금 인하율은 0.46%에 그쳐 사실상 동결 수준이었다. 특히 연간 등록금이 800만원대인 상위 15개 대학은 인하폭이 이보다도 낮아 정부의 등록금 인하 정책이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25일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대학 알리미'사이트에 공시한 2013학년도 4년제 대학 173곳의 평균 등록금은 667만8,000원으로 지난해보다 고작 3만1,000원(0.46%) 내렸다. 전체 대학의 86%를 차지하는 사립대 149곳의 평균 등록금은 733만9,000원, 국ㆍ공립대 24곳은 409만6,000원으로 나타났다.
등록금이 비싼 학교들은 더욱 인하에 인색했다. 등록금이 가장 비싼 을지대(852만1,000원)부터 15번째로 비싼 건국대(799만7,000원)까지 연간 800만원대에 이르는 등록금 상위 15개 대학만 따로 보았을 때 등록금 인하율은 0.37%로 평균치에 못 미쳤다. 연세대, 이화여대, 한양대, 홍익대 등 주요 사립대들이 이에 속한다. 정부는 대학의 등록금 인하실적에 연동해 국가장학금 Ⅱ유형을 지원하는 등 등록금 인하 정책을 쓰고 있지만, 지난해 예산이 남아돌 정도로 대학들이 외면하고 있다.
대학들은 교육부의 재정지원 제한 지정이라는 제재에 닥쳐서야 등록금을 인하하는 경향을 보였다. 인하율 상위 15개 대학 중 안양대(2013년 지정), 세종대(2013년), 상명대(2012년), 국민대(2013년), 세명대(2013년), 영동대(2012ㆍ2013년) 등 6곳(40%)이 재정지원 제한 대학이었다. 등록금 인하율이 가장 큰 대학은 칼빈대(5.2%)였고, 안양대(4.9%), 총신대(4.7%), 성신여대(4.6%), 대진대(3%)가 뒤를 이었다.
지난해의 경우 전체 대학의 평균 등록금 인하율은 4.3%였다. 정부가 2011년부터 대학 평가와 국가장학금 Ⅱ유형 지원에 대학들의 등록금 인하 노력을 반영하기 시작하면서 '반짝 효과'가 났지만, 더 이상 이어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이수연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재정지원 제한을 받아 구조조정 위기에 몰리지 않고서는 대학들이 국가장학금 지원을 포기하더라도 등록금은 내리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정부의 예산 지원을 늘리고 '등록금 상한제'를 도입하는 등 실질적인 '반값 등록금'을 구현할 수 있는 법 제도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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