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을 25일 공식 확인했다. 국제사회가 시리아 내전의 무력개입을 고려할 때 마지노선으로 설정한 '레드라인'이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이란 점에서 국제사회의 대응이 주목된다.
미 CNN 방송에 따르면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은 이날 "시리아 정부가 소량의 화학무기를 사용해왔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헤이글 국방장관은 중동순방 마지막 일정인 아랍에미레이트 아부다비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백악관은 이 같은 사실을 최근 의회에 알렸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미국은 시리아 정부가 반군과 민간인들에게 사린 가스로 보이는 화학무기 사용했다는 이스라엘 군 정보기관의 23일 발표에도 "확실한 증거가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해왔다.
사린 가스는 질식사나 신경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화학 무기의 일종이다.
미국이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을 확인하면서 유엔을 통한 시리아 사태 무력개입에 나설지 관심이 모아진다. 유엔 안보리 상임 이사국 가운데 영국과 프랑스는 시리아 정부가 지난해 12월 홈스와 올해 3월 다마스쿠스 인근 아타이바에서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정보를 이미 유엔에 제출했다.
그러나 서방이 유엔 차원에서 시리아 사태에 무력개입을 하기 위해서는 러시아라는 걸림돌을 넘어야 한다. 러시아는 그 동안 시리아 반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시리아 정부의 주장을 국제사회에 대변해왔다.
유엔 차원의 군사개입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 등만 나서 시리아 정부를 압박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제기된다. 제임스 스타브리디스 나토군 유럽 최고사령관은 지난달 미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비행금지 구역 설정이나 반군에 대한 군사 원조 같은 제재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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