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정부의 공격적인 엔저(低) 정책에 힘입어 일본 간판전자업체인 소니가 5년 만에 흑자를 냈다.
소니는 2012 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3월)에 약 400억엔(한화로 약 4,500억원) 순익를 낸 것으로 추정됐다고 25일 밝혔다. 최종 확정치는 다음달 9일 발표된다.
소니의 지난 회계연간 매출은 6조8,000억엔, 영업이익은 2,300억엔으로 잠정 집계됐다. 2007 회계연도에 흑자를 낸 뒤 4년간 줄곧 적자를 낸 소니는 2011 회계연도의 경우 순손실 규모가 무려 4,567억엔(5조1,000억원)에 달했다.
소니의 부진은 기술혁신실패로 삼성전자 등 한국기업에 대부분 시장을 빼앗긴데다, 오랜 엔고(高)로 인해 가격 경쟁력마저 잃었기 때문. 소니는 전 세계적으로 1만명 이상을 감원했으며, 간판사업인 TV부문을 축소하고, CEO마저 교체하는 '굴욕'을 겪어왔다.
지난해 회계연도에 소니가 흑자로 반전할 수 있었던 건 작년 하반기 아베 정부 출범을 계기로 엔화가 약세로 돌아섬에 따라 수출 채산성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 여기에 주가상승으로 자회사인 소니생명의 자산운용 실적이 확대되면서 모처럼 흑자로 반전됐다. 또 미국 뉴욕 맨해턴 소재 본사건물과 도쿄 빌딩 매각액이 엔저 효과로 예상보다 늘어난 것도 흑자전환 요인이라고 소니 측은 설명했다.
한편 미쓰비시중공업도 이날 2012 회계연도 순이익이 전년도의 약 4배인 973억엔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또 중장비 제조회사인 고마쓰와 전자업체인 교세라 등도 순이익이 전년도에 비해 크게 늘 것으로 예상하는 등 일본 기업 상당수가 엔저에 따른 수익개선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