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0년간 개발허가를 요구하는 토지소유자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았던 서울 종로구 평창동(구 비봉공원) 일대가 자연 상태를 최대한 보존하는 것을 전제로 주택지로 개발된다.
서울시는 25일 제7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전날 열어 종로구 평창동 400~500번지 일원 중 북한산국립공원과 맞닿는 지역 15만3,655㎡를 제외한 아랫부분 72만3,062㎡의 개발을 허용하는 ‘평창동 일대 주택지 조성 사업지 지구단위계획 구역 및 계획 결정’을 수정가결했다고 밝혔다.
이곳은 1971년 정부가 북한산 비봉공원을 해제하고 주택단지 조성사업지로 민간에 분양하면서부터 자연환경을 훼손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경사도와 입목본수도(나무들이 밀집한 정도)에 따라 선별적으로 개발 허가와 불허가 반복되면서 해당 지역 주민이 시를 상대로 30여건의 소송을 제기하는 등 40년 넘게 갈등이 계속됐다. 시의회가 2006년 도시계획 조례를 개정해 개발 허가 기준을 완화하도록 했으나, 이 지역을 어느 정도까지 개발할 것인가를 두고 시와 도시계획 전문가, 환경단체 등이 7년 가까이 공방을 벌여왔다.
시는 지구단위계획을 결정하면서 자연환경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개발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세부 지침을 제시했다. 우선 개발가능 범위를 줄여 주도로에서 2m 후퇴해 집을 짓도록 했고, 집 후면부는 자연 상태를 그대로 보존하도록 했다. 안전성 확보를 위해 암반 굴착도 금지했고, 절ㆍ성토와 축대벽 높이도 3m 이하로 하도록 했다.
또 다세대ㆍ다가구 주택은 건축을 허가하지 않기로 했고, 대지 분할도 안 되며 주택 높이는 2층(높이 8m) 이하로 제한했다. 지하도 2층 이하는 짓지 못하도록 했는데, 경사지라는 대지의 특징을 활용해 지상층과 다를 바 없는 지하층을 여러 층 짓는 편법을 막기 위해서라는 게 시의 설명이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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