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숫자가 많고 적음을 따지기보다는 법조인들이 어떻게 하면 사회를 좀 더 건강하고 원칙이 지켜지는 곳으로 만들 수 있을 지 고민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25일은 제50회 법의 날. 법을 통한 사회봉사에 기여한 공로로 이날 정부가 주는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은 이진강(70ㆍ사시 5회) 변호사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법조계 원로로서 후배 법조인들에 대한 고언을 아끼지 않았다.
"젊은 변호사들이 다들 어렵다고 하는데, 세상에 어렵지 않은 일은 없어요. 사법시험에 합격했다고 해서 곧바로 성공했다고 생각할 게 아니라, 끈기를 가지고 실력을 닦아나가야 합니다. 그런 세상이 됐습니다."
1994년 성남지청장을 끝으로 23년 몸담았던 검찰을 떠난 그는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봉사를 실천해왔다. 99년 서울지방변호사회장 시절 본부와 5개 지부에 법률센터를 설치해 무료 법률상담 체계를 확대했다. 그때 시작했던 변호사와 소년소녀가장 연결 사업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장을 맡았던 2007년엔 법률학교를 만들어 할아버지 할머니 등을 대상으로 법률 상식을 가르치기도 했다.
이 변호사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로스쿨 제도와 예비시험 도입 등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을 내놓았다. 그는 "어느 제도나 장단점은 있기 마련"이라며 "기성 법조인들은 아직 5년밖에 되지 않은 로스쿨 제도를 비판하기 보다는 장래 법조인이 될 젊은이들에게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검 중수1과장을 지냈던 그는 전날 32년 만에 간판을 내린 대검 중수부에 대한 소회도 밝혔다. 이 변호사는 "정치적 영향력에 곧바로 노출되기 쉬운 대검 중수부는 직접 수사보다는 전국 특수부에 권한과 책임을 나눠주고 지휘를 잘 하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중수1과장때 박종철 고문치사 은폐 의혹 사건을 수사, 하룻밤 만에 진상을 파악해 사건에 연루된 경찰 간부들을 줄줄이 구속시켰던 그는 "당시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한 수사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끝냈기 때문에 검찰에 대한 신뢰를 높일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 변호사는 다음달 10일 모교인 고려대를 방문해 로스쿨 학생을 대상으로 법조인의 비전과 희망을 주제로 강연을 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국민훈장 모란장은 서울남부지방법무사회 조교영 법무사가, 황조근정훈장은 황윤성 서울동부지검장과 윤진수 서울대 로스쿨 교수가 각각 받았다. 홍조근정훈장은 정석우 대구고검 검사와 김민배 인하대 로스쿨 교수에게, 국민훈장 목련장은 김원혁 법무부 범죄예방위원 전국연합회 사무처장에게 각각 돌아갔다. 황성균 안양교도소 교정위원은 국민포장을 받았다.
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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