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해 식당에서 난동을 부리던 30대 여성이 경찰이 실수로 발사한 전자충격기(테이저건)에 맞아 실명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25일 대구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새벽 2시38분쯤 대구 달서구 월성동 한 식당에서 손님 강모(35ㆍ여)씨가 난동을 부리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달서경찰서 박모(52) 경위가 강씨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들고 있던 테이저건이 발사됐다. 박 경위는 당시 안전장치를 풀어 둔 테이저건을 한 손에 들고, 다른 한 손으로 강씨에게 수갑을 채우던 중이었다. 이 사고로 강씨는 왼쪽 눈꺼풀과 코 부분을 다쳐 병원으로 옮겨져 3시간에 걸쳐 수술을 받았으나 실명했다. 박 경위는 "당시 경황이 없어서 테이저건이 어떻게 발사됐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강씨는 사고 당시 식당입구에서 남편(52)과 부부싸움을 벌이며 손에 신발 집게를 들고 있었고, 남편은 양손에 소주와 맥주병을 들고 맞서고 있는 상황이었다.
테이저건은 최대 사거리 6.5ｍ로 5만 볼트의 전류가 흐르는 전자침을 발사, 근육운동을 일시적으로 정지시키는 경찰장비다. 길이 15.3㎝, 높이 10㎝, 폭 3.3㎝, 무게 175g의 권총형이다. 경찰은 사고 당시 박 경위의 테이저건에 안전장치가 해제돼 있었던 사실을 확인하고, 업무상 과실 여부를 조사 중이다.
대구=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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