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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제사회 상식마저 부정하는 日 아베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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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제사회 상식마저 부정하는 日 아베 정부

입력
2013.04.25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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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쏟아내는 '역사 강변(强辯)'이 날이 갈수록 가관이다. 침략전쟁을 부인, 과거사 정당화 의도를 드러내는가 싶더니 이제는 아예 일본 각료와 국회의원의 야스쿠니 신사참배에 대한 한중 양국의 반발과 우려를 '부당한 위협'이라며 칼날을 밖으로 돌리는 데까지 이르렀다. 지난해 집권 당시부터 우려가 제기되긴 했지만, 설마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이웃나라나 국제사회의 눈길에 대한 최소한의 고려라도 있었다면 이리 마구 내달리기 어렵다.

잘못 끼운 첫 단추를 기준으로 둘째 셋째 단추를 끼우다 보니 점점 꼴사납게 비틀린 양복과 같다. 그럴 때는 단추를 모두 풀고 첫 단추부터 다시 바로 채워야 하는데도, 옷 매무새를 탓한다고 도리어 짜증을 내는 격이다. 아베 총리의 잇따른 강변은 군국주의 침략전쟁의 상징인 야스쿠니 신사참배가 한중 양국의 눈에 어떻게 비칠지를 몰라서가 아니다. 오히려 이웃나라와의 외교 갈등조차 '자주적 역사관', 즉 군국주의 사관 부활을 위한 자극제로 활용하려는 계산일 터이다. 자신들은 멀쩡한데 한중 양국의 눈이 비뚤어서 공연히 야단법석을 떤다고 볼멘소리를 늘어놓던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런 헛된 위협에 굴하지 않고 꿋꿋이 맞서나가자고 외치는 모습이 과거 군국주의 전쟁동원의 역사를 곧바로 연상시킨다.

일본 국내에서, 그것도 잠깐 동안은 이런 강변이 통할지 모른다. '역사가 밥 먹여주느냐'는 시각이나 '역사야 어찌 되든, 넉넉한 삶만 챙겨달라'는 요구가 무성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한중 양국과의 불편한 관계에 덧붙여 국제사회의 눈길도 싸늘해지고 있다. 유라시아 대륙 동쪽 끝 바다에서 외톨이로 살 게 아니라면, 국제사회의 상식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것처럼 국민을 괴롭히는 것도 드물다.

이미 국제사회에 비난의 물결이 일기 시작했다. 뉴욕타임스는 '국수주의(쇼비니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군국주의'라는 표현을 써가며 일본을 비난하고 나섰다. 이런 상식과 인륜의 장벽이야말로, 일본 정부가 역사 반성과 사죄라는 첫 단추부터 다시 끼우지 않고서는 낮출 수 없는 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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