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BRT(간선급행버스체계) 시대가 열렸지만, 운영주체인 세종시는 막대한 운영비 때문에 속병을 앓고 있다.
25일 세종시에 따르면 15일부터 BRT차량으로 선정된 CNG하이브리드(액화천연가스+전기) 버스가 대전 유성~첫마을~정부세종청사~KTX오송역까지 31.2㎞ 구간을 10~20분 간격으로 왕복 운행하고 있다. 15일부터 21일까지 일주일 동안 1만5,231명이 BRT를 이용, 1회 평균이용자는 16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당초 예상한 1회 평균 이용자 10명보다 6명이 많은 것이다.
하지만 세종시는 운영비를 마련할 길이 막막해 걱정이 태산이다. 올해 BRT차량은 행정도시건설청에서 76억원을 지원해 16대를 구입했지만, 인건비와 유지보수비 등 운영비는 고스란히 세종시의 몫이다. 세종시는 BRT 위탁운영을 맡은 (주)세종교통에 지급할 연간 손실보전금을 충분히 확보하기도 벅찬 실정이다. 일단 10억원을 확보해놓고 있지만 이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세종시는 연말 중앙행정기관 2단계 이전에 따른 BRT차량 증차와 운행 횟수 증편도 부담이다. 또 현재 대전 유성~KTX오송역 구간에서 다음달 1일부터는 청주공항까지 하루 8회 운행된다. 게다가 2015년부터 보람동 세종시청사를 경유하는 순환노선 신설과 세종에서 대전역으로 이어지는 BRT노선(약 35㎞)도 점차적으로 확장된다.
세종시의 재정자립도는 전국 평균(51.1%)에도 못 미치는 38.8%에 불과하다. 때문에 세종시는 세종시설치법 개정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세종시는 한 해 3~4만 명의 인구가 증가하는 '특별한 사정'을 앞세우고 있다. 전년도 인구를 기준으로 교부하는 현행 특별교부세 산정방식으로는 인구증가에 따른 재정부족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전과 세종, 충북을 잇는 BRT 운행에 대한 운영방식을 3개 시ㆍ도가 공동으로 부담하는 준공영제도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이 방식 또한 찬반 양론이 많고, 3개 시ㆍ도의 입장을 조율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 당장 시행하기는 어려운 처지다.
이칠복 시 예산담당은 "세종시 인구가 급증하면서 BRT 운영의 적자폭도 늘어난다"며 "지방비 부담으로는 한계가 있어 세종시설치법 개정이나 별도 국비지원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세종시는 세종시설치법 개정으로 특별교부세 약 3,000억원을 더 확보해야 정상적인 BRT운영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윤형권기자 yhk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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