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의 올해 1분기 성장률이 작년 4분기 대비 0.9%로 집계됐다. 이는 0.5% 안팎에 그칠 것으로 봤던 정부 전망은 물론, 경기 회복세를 점치며 기준금리를 동결했던 한국은행의 예상치(0.8%)도 넘어선 수치다. 우리 경제가 작년 3분기 이후 미약하나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한은의 분석을 뒷받침하는 셈이다. 하지만 올해 남은 기간의 경기 흐름을 놓고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다.
25일 한은이 발표한 올해 1분기(1~3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속보치는 0.9%(전분기 대비)로 2011년 1분기(1.3%) 이후 2년 만에 가장 높았다.
예상 밖 성적의 배경은 건설ㆍ설비 투자와 수출 호조였다. 작년 4분기 일제히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건설투자(-1.2%)와 설비투자(-1.8%), 수출(-1.1%) 증가율이 올 1분기 들어 각각 2.5%, 3.0%, 3.2%의 성장세로 반전했다. 유일하게 민간소비(-0.3%)가 작년 4분기 성장세(0.8%)에서 마이너스로 돌아섰지만, 강추위에 따른 의류소비나 자동차 소비세 면제 같은 1회성 요인이 작년 4분기에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수치로만 보면 우리 경제가 단기 바닥이었던 작년 3분기(전분기 대비 0.0%)와 4분기(0.3%)의 낮은 성장률을 딛고 1분기에 0.9%를 기록한 것은 준수해 보인다. 하지만 속단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아직은 많다. 우선 작년 4분기 성장률이 워낙 낮았던 탓에 0.9%라는 수치에는 '기저효과'가 적잖이 반영돼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또 1년 전과 비교한 1분기 성장률(1.5%)은 2009년 3분기(1.0%) 이후 3년 반 만에 가장 낮다는 점에서 여전히 절대적인 경기회복 강도는 세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때문에 한은은 "당초 예상했던 상저하고(上低下高) 패턴의 올해 성장흐름은 이어질 것"이라고 보는 반면, 정부는 "하반기 악화 가능성이 우려된다"는 정반대의 전망을 내놓고 있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경제연구부문장은 "1분기 성장이 생각보다 괜찮았지만 올해 전체의 성장세를 점치기엔 여전히 불확실성이 많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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