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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화숙 칼럼] 무엇이 한국인이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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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화숙 칼럼] 무엇이 한국인이게 할까

입력
2013.04.25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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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보스턴에 밥솥 폭탄 테러가 일어난 며칠 뒤에 캐나다에서도 심각한 테러가 터질 뻔했다. 외신에 따르면 튀니지 출신인 치헤브 에세가이에르와 요르단 출신의 라에드 자세르가 20일 몬트리올 역에서 미국 뉴욕으로 가는 열차를 겨냥한 테러를 기획했으나 사전에 적발됐다. 캐나다에 사는 자세르의 아버지가 이슬람 사원의 이맘(종교지도자)에게 '아들이 급진적으로 변해 걱정된다'고 여러 번 상담한 것을 토대로 이맘이 미리 경찰에 신고한 덕분이다.

두 나라의 테러범은 미국과 캐나다라는 서방 선진국에 이민 와 살고 있는 이슬람 국가 출신 가정의 자녀라는 점은 똑같다. 그러나 한쪽은 테러가 일어났고 한쪽은 안 일어났다. 캐나다쪽 부모가 아들이 빠진 이슬람 극단주의 가치관이 아니라 문명국 시민이라면 당연한 상식으로 여기는 인류보편의 가치관을 따랐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쪽 테러리스트의 부모는 이슬람권 고향으로 돌아가버렸고 그 어머니가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졌던 것으로 수사 결과 드러나고 있다. 미국은 이번 사건을 두고 알카에다와의 연결고리를 찾아 거기에 탓을 돌리고 싶겠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미국에 있다. 어린 시절 미국으로 와서 미국식 교육을 받고 자랐어도 문명국의 상식이 아니라 문화권에서 연유한 극단주의로 빠져들게 만든 것은 무엇인지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 또한 겉으로는 그 나라의 국민이어도 철학과 가치관에 동화되지 않는 한 똑같은 문제는 다문화 사회 어디에서나 터질 수 있다. 물론 한국도 당장은 아니지만 예외가 아니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즈음에서 무엇이 한국인다움일까, 인종적 문화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다움을 지키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를 한국사회도 고민해야 한다.

한국인다움에는 문명국의 보편적인 상식은 기본이 되어야 한다. 자유 평등 인류애라는 민주국가의 기본적인 가치관은 상식이다. 이것을 지키지 않는 극단주의는 단호히 배격해야 한다. 이것은 외국계 한국인 뿐 아니라 한국계 한국인에게는 더욱 필요한 조치이기도 하다. 최근 들어 '일베'라는 용어에 뭉뚱그려 있는 인종차별적이고 지역차별적이고 역사를 왜곡하는 몰가치한 행위들은 범죄로 단죄하고 바로잡는 역할에 나서야 한다. 한국이 막 나가는 일본 정부를 꾸짖을 수 있는 힘도 한국 사회부터 상식에 기초하는 데에서 나온다.

외국계 한국인이 늘어나는 상황을 감안해서는 우선 한국사회가 쉽게 쓰고 있는 다문화라는 용어부터 바로잡혀야 한다. 마치 원래의 한국인은 단일문화민족으로 따로 있고 최근 들어 나타나는 혼혈 가정은 별개의 집단이라는 편견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여러 나라 출신들로 우리나라 전체가 다문화사회가 되었다는 것이 옳다. 똑같은 한국인이고 베트남계냐 필리핀계냐 몽골계냐 출신국이 다를 뿐이다.

이들의 문화적 뿌리는 지켜줘야 한다. 호적법이 외국식 이름으로 등록하는 것을 금지하지 않는데도 기존의 한국식 이름을 갖게 만들려는 것은 문화적 횡포이다. 충청남도 사회복지협의회는 2010년부터 결혼이민자에게 '한국 이름과 성, 본'을 만들어주는 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바뀌어야 할 것은 결혼이민자의 이름이 아니라 그들에 대한 사회의 편견이다.

혼혈 가정에 대한 분리도 나쁘지만 일방적인 지원도 옳지 않다. 다문화가정지원법에 따라 혼혈가정이면 소득수준과 상관없이 교육비와 보육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제도는 당장 고쳐야 한다. 한국계냐 외국계냐 상관없이 가난하면 지원을 받는 것이 되어야 한다. 전국에서 쏟아져 나오는, 혼혈 가정만을 겨냥한 여러 행사와 시설물도 한국인이면 누구나 공유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다문화가정자녀만을 위한 '건강보험 존', 결혼 이주여성만의 치안봉사단, '다문화 돗자리음악회' 등 하루에도 몇 건씩 '다문화'행사가 쏟아진다. 그들은 엄연한 한국인이고 한국인을 지원하는 각종 복지나 정책은 약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우선적으로 대우해야지 외국계라는 이유로 따로 대접하는 것은 통합의 정신에도 위배된다.

서화숙선임기자 hss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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