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영양 과잉의 시대다. 기름진 음식, 많이 먹는 식습관은 비만과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은 물론 심혈관계 질환과 암 발생의 주요 원인이 된다. 그런데, 무작정 굶지 않으면서도 3주에 3㎏ 이상 체중을 줄이고 건강해질 수 있다면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서울의료원 가정의학과 김무영 박사팀은 직장인 36명을 대상으로 3주간 식이 중재요법을 시행한 결과 평균 체중이 3.3㎏, 이 가운데 체지방이 2㎏ 줄었다고 25일 밝혔다. 더욱 놀라운 일은 수축기 혈압이 5.5%(6.7㎜Hg), 공복 혈당 10.4%(9㎎/㎗), 중성지방 33.6%(44㎎/㎗)나 줄었다는 사실이다.
식이 중재요법이란 이렇다. 아침에는 바나나 시금치 파프리카를 물 한 컵에 갈아 마신다. 점심은 김 당근 시금치 밥 표고버섯에 소금으로 간을 한 채소 주먹밥을 먹고, 저녁은 사과 미나리 당근을 물 한 컵에 간 주스를 마시는 식이다. 하루 섭취 열량은 900~1,100㎉로 평균 성인 섭취량의 절반 정도였지만 영양적으로는 크게 문제될 것이 없었다.
연구팀은 여기에 매주 한 차례 20분간 운동, 요가, 심리 프로그램을 더했다. 운동은 자전거 등 유산소 운동과 아령 들기 같은 근력 운동이 혼합된 전신 순환운동이었고 심리 프로그램에서는 대상자의 의지도 평가와 호흡요법을 시행했다. 요가 프로그램은 기본자세, 발 지압 실습 등으로 일반인도 의지만 있다면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일이었고 강제 사항이 아니어서 프로그램에 참가하지 않은 사람도 있었다. 운동이 체중 감소의 결정적 원인은 아니었다는 얘기다.
김무영 박사는 "실험 참여자들이 초기에는 배고픔을 호소하기도 했지만 1, 2주 정도 시간이 흐르면서 잘 적응했고 나중에는 88%가 이 프로그램에 만족한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아울러 "하루 한 끼 먹기를 하는 사람들이 최근 늘고 있지만 우리 몸은 공복 시간이 길어지면 영양분을 더 많이 축적하려고 하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별로 좋지 않은 방법"이라고 평가했다. 이 연구 결과는 대한임상건강증진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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