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24 재보선에서 당선이 유력한 무소속 안철수 후보와 새누리당 김무성, 이완구 후보의 국회 입성에 정치권의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 노원병 안철수 후보의 원내 진입은 야권 정계개편의 신호탄이 될 수 있고, 부산 영도의 김무성 후보와 충남 부여ㆍ청양의 이완구 후보는 각각 부산ㆍ경남(PK)지역과 충청권의 거물급 정치인으로 떠올라 여권의 역학구도에 큰 변화를 몰고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안 후보의 국회 입성이 현실화하면 그동안 시나리오만 무성하던 야권의 정계개편은 눈앞의 현실로 닥쳐올 수 있다. 제1야당인 민주통합당이 최근 20% 이하의 지지율을 보이기도 하는 등 대선 패배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안 후보의 등장은 야권 재편의 원심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당장 5ㆍ4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민주당의 당권 경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당 대표 경선에 나선 비주류 측 김한길 후보가 안 후보에 대해 우호적이라면, 주류 측 강기정ㆍ이용섭 후보는 경쟁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이에 따라 전당대회를 앞두고 민주당의 당심(黨心)이 어디로 쏠리지 눈여겨볼 대목이다.
안 후보는 신당 창당, 민주당과의 연대 등 다양한 카드를 쥐고 독자 세력화의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가 일단 원내에서 우호세력 규합에 나선 뒤 10월 재보선과 내년 6월 지방선거 등을 거치면서 신당 창당을 구체화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그러나 안 후보가 막상 원내에서 기성 정치인과 별다른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할 경우 안철수 발(發) 정계개편의 바람이 미풍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 "안 후보가 정계개편 이전에 자신의 정치력을 보여주는 것이 우선 과제"라는 얘기도 나온다.
새누리당 김무성ㆍ이완구 후보가 여의도에 복귀하면 각각 탄탄한 지역 기반을 가진 5선과 3선의 거물급 정치인으로 떠올라 여권 권력 구도의 한 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의 경우 지난해 4ㆍ11 총선 때 공천을 받지 못했는데도, 친이계의 이탈을 막고 대선까지 진두지휘해 당내 영향력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김 후보는 차기 당권에 도전하며 여권 내부에서 주류와 비주류를 연결하는 구심점 역할을 자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충남지사를 지낸 이 후보는 충청권 맹주를 꿈꾸면서 적극적 정치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009년 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하며 도지사직을 던졌던 이 후보는 "세종시를 지켰다"는 명분을 바탕으로 '포스트 김종필'의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충청권이 대선과 총선 등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톡톡히 해왔던 만큼 이 후보의 원내 진입은 권력 지형의 변화를 몰고 올 수 있다. 그는 충청권의 이인제 정우택 의원 등과 협력하고 경쟁하는 관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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