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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줄기세포는 국가 백년대계 눈앞 성과보단 연구 집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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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줄기세포는 국가 백년대계 눈앞 성과보단 연구 집중을"

입력
2013.04.24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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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 열풍이 시들 줄 모른다. 검증되지 않은 줄기세포 시술을 받으려고 해외로 떠나는 행렬이 줄을 잇고, 성분도 모르는 화장품에도'줄기세포'이름만 달면 불티나게 팔린다. 수많은 질환의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일부에서 시판 허가를 앞둔 것을 보면서 치료제의 실용화가 코앞에 다가온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과거 정부에서도 줄기세포가 난치병 치료 길을 열어 '미래의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14개 국가존망기술의 하나로 선정했다. 줄기세포 연구 활성화 정책도 밝혔고, 조기 실용화를 위한 제도적 지원에도 나섰다.

지난해 일부 국회의원들은 안전성이나 유효성 확증에 반드시 필요한 임상시험을 면제해서라도 조속히 시판 허가를 내주자는 법안을 내놓기도 했다. 미국이나 일본에서 아직 승인 나지 않고 있는데 치료제를 3건이나 허가해준 우리는 줄기세포 기술의 제품화 촉진과 산업적 이해에 꽤 무게가 실려 있는 듯하다.

그러나 아쉽게도 줄기세포 치료기술은 아직 연구단계다. 뚜렷한 질병 치료효과를 보일 만큼 성숙되지 않아 기술개발이 더 필요하고, 아직은 성숙하는 과정에 있다. 이런 가운데 검증되지 않은 줄기세포 시술을 받다가 사망하는 사고도 발생해 안전성과 효과를 철저히 검증하자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누가 먼저 제대로 치료효과가 있는 완성도 높은 치료제를 개발하고, 그에 따른 기술격차를 얼마나 유지하는가가 시장의 판도를 가를 수 있기에 세계는 지금 원천 핵심기술 개발에 매달리고 있다.

현재 우리의 연구 논문이나 기술경쟁력은 세계 7위 수준에 불과하다. 생명과학 기술력은 미국의 70%선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의 기초연구 지원이 부족하다. 비록 줄기세포 연구와 관련, 정부가 기초연구에 70% 가까이 지원하고 있지만 미국의 기초연구 지원에 비하면 턱없는 실정이다. 미국의 6대 줄기세포 관련 바이오기업들은 연평균 4,000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하지만, 우리의 바이오기업들은 50분의 1 수준인 70억원에 머물고 있다.

이처럼 더 적게 연구하고 더 많이 '실용화'된 치료제가 과연 시장 경쟁력을 지닐지 의문이다. 제품화되는 것 자체가 마치 기술의 완성인 것 인양 부풀려진다면 실망만 주게 될 것이다.

결국 줄기세포 제품의 시장 생존력이 문제다.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EU)이 바이오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이유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이제 우리는 세계시장에서의 전시적 전략이 아닌 실질적인 기술력과 치료효과를 놓고 진검승부를 겨뤄야 할 때다. 줄기세포에 대한 착시현상이 더 이상 지속되면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 더 큰 것을 놓칠 수 있다.

오일환 가톨릭대 의대 교수 기능성세포치료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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