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이 달라졌다. 염경엽 감독이 부임한 뒤 팀 색깔이 달라졌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이 하나 된 느낌이다. 투타 밸런스가 완벽하다.
넥센이 9개 구단 중 올시즌 처음으로 6연승을 달렸다. 2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두산과의 경기에서 선발 나이트의 호투와 타선의 응집력을 앞세워 9-1 승리를 거뒀다. 지난 16일 부산 롯데전 이후 승리만 기록하고 있다.
무엇보다 경기 내용이 좋다. 연승 기간 동안 득점이 46점, 실점은 13점이다. 선행 주자를 진루시키는 진루타율은 5할이 넘고 홈런도 7방이나 터뜨렸다. 마운드에선 3경기가 선발승, 나머지는 불펜진의 승리다. 시즌 초반 불펜이 불안하다는 지적이 잇달았지만 최근엔 유일한 약점이던 불펜마저 안정됐다.
염 감독의 초보답지 않은 뚝심이 맞아 떨어진 결과다. 1승, 1패에 연연하지 않고 두둑한 배짱을 보이고 있다. 깜짝 홈런 선두에 오른 이성열에게 “100m 홈런이나 200m 홈런이나 다 같다. 힘을 빼고 쳐라”고 조언했다. 타격감이 완전치 않은 4번 박병호에게는 “믿는다. 조급함을 갖지 마라”고 했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두산과의 3연전을 치르면 사흘 휴식을 갖지만 “마운드를 변칙적으로 운영할 계획은 절대 없다”고까지 선언했다.
공수 전체적으로 데이터 야구를 펼치며 ‘여우’ 소리도 듣는다. 두산 관계자는 “김재박 전 감독 보다 더 여우다. 누가 초보 감독이라고 생각하겠는가”라고 했다. 지난해 3루 주루 코치로서 넥센의 발야구를 이끌었다면 지금은 투수, 야수에게 객관적인 데이터를 접목시킨다. 특별히 아픈 곳이 없는 외국인 투수 밴헤켄을 최근 1군에서 제외한 것도 “삼성전(30일~5월2일)에 약하기 때문에 그 뒤 경기에 등판시키겠다”게 이유다.
수장이 무게중심을 잡자 선수들은 신나게 경기를 즐기고 있다. 상위 타선, 하위 타선 가릴 것 없이 자기 스윙을 하고 있다. 특히 2사 후에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상대 투수를 무너뜨리고 있다. 이날도 0-0으로 맞선 2회 2사 1루에서 7번 김민성의 2루타, 8번 유한준의 좌월 홈런으로 3점을 뽑았다. 3-1로 쫓긴 5회에는 역시 2사 1ㆍ2루에서 4번 박병호의 2타점 2루타로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투수들은 선발 나이트가 6이닝 5안타 1실점으로 호투하자 구원 박성훈, 송신영, 한현희가 무실점으로 3이닝을 책임졌다. 최근 트레이드를 통해 친정으로 돌아온 송신영은 모처럼 웃으면서 마운드에 서고 있다.
염 감독은 경기 후 “선발 나이트가 경기 초반 흔들렸지만 2사 후 유한준과 박병호가 적시타를 쳐 줘서 이길 수 있었다. 야수들이 어려운 타구를 좋은 수비로 막아준 것도 승리에 보탬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부산에서는 롯데가 대타 박종윤의 역전 3루타를 앞세워 홈 5연패에서 탈출했다. 롯데는 부산 SK전에서 6-7로 추격한 8회 2사 1ㆍ2루에서 9번 대타 박종윤의 우월 3루타에 힘입어 8-7, 1점 차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7승1무8패가 된 롯데는 SK를 밀어 내고 6위로 올라섰다. 또 지난 5일 KIA전부터 이어 온 홈 5연패에서 벗어났다.
잠실에서는 삼성이 1-2로 뒤진 7회 나온 박한이의 역전 결승타를 앞세워 LG를 3-2로 제압했다. 올 시즌 네 번째로 10승(6패) 고지를 밟은 삼성은 지난해부터 잠실구장 11연승 행진을 이어 갔다. 8회 2사 후 등판한 삼성 마무리 오승환은 1.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모처럼 시즌 3세이브째를 올렸다. 시즌 두 번째 선발 등판한 삼성 외국인투수 밴델헐크는 6.1이닝 2실점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로 한국 무대 첫 승을 따냈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함태수기자 hts7@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