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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 팀 고삐 잡은 신치용 대항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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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 팀 고삐 잡은 신치용 대항마

입력
2013.04.24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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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버린 장수를 다시 데려왔다. 삼고초려(三顧草廬)의 노력 끝에 장수의 마음을 돌렸다. 김호철(58) 드림식스 전 감독을 영입한 현대캐피탈의 얘기다.

거취에 관심이 쏠렸던 김호철 감독이 결국 '친정'인 현대캐피탈을 선택했다.

현대캐피탈은 24일 "새 사령탑에 김호철 전 감독을 선임했다. 박희상 전 드림식스 감독에겐 수석 코치를 맡겼다"고 밝혔다. 다만 현대캐피탈은 한국배구연맹(KOVO)의 관리 구단이었던 드림식스를 우리카드가 인수하는 과정에서 생긴 KOVO와 지난 시즌 드림식스를 이끈 김 감독 간 계약의 효력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는 공식 계약을 미루기로 했다.

김 감독은 전날 밤 9시 정태영 현대캐피탈 구단주와 독대를 했다. 둘은 2시간 동안 속마음을 털어놨다. 정 구단주는 2년 전 김 감독의 지휘봉을 빼앗은 것이 자신의 실수였다고 인정했고, 김 감독은 당시 우승이 간절했던 구단 사정을 이해했다. 둘은 다음 시즌 V리그 정상을 향해 다시 힘을 모으기로 의기투합했다.

김 감독은 "삼성화재의 독주를 막아야 한다는데 구단주와 공감했다. 다른 구단에서 삼성화재를 꺾을 수도 있지만 현대캐피탈에서 우승을 하는 것이 더 의미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직 KOVO와의 계약 문제가 정리되지 않았다"면서 "KOVO에서 배구발전을 위해 올바른 결정을 내려주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의 독주를 저지할 수 있는 유일한 '대항마'로 평가 받고 있다. 명세터 출신인 그는 이탈리아 프로리그에서 화려한 현역 시절과 지도자 생활을 보냈다. 2003년 현대캐피탈 감독으로 부임, 데이터 배구와 포지션별 체력관리 시스템 등 선진 배구로 두 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는 대표팀을 이끌고 금메달을 따내기도 했다.

김 감독은 2010~11시즌 V리그 챔피언 결정전 진출에 실패한 뒤 팀의 총감독을 맡는 형식으로 지휘봉을 내려놓은 아픔을 겪었다. 그는 지난 시즌 최약체로 평가되던 드림식스를 맡아 돌풍을 일으키며 지도력을 인정받았고, 화려하게 '친정'으로 돌아왔다.

김 감독은 드림식스를 인수한 우리카드, 새 팀을 창단하기로 한 러시앤캐시, LIG손해보험, 이탈리아 프로팀 등으로부터 '러브 콜'을 받았지만 정 구단주의 진심을 받아들여 현대캐피탈로 돌아왔다.

그는 "다시 복귀한 만큼 책임이 무겁지만 그 동안 현대캐피탈을 떠나 있으면서 팀을 객관적으로 진단할 수 있었다. 팀의 명성을 되찾는데 전력투구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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