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는 64개 지역을 본관으로 둔 성씨가 210여개가 있다. 이 가운데 용인 이씨는 태조 왕건을 도와 고려 건국에 공을 세운 개국공신 이길권(李吉卷)을 시조로 1,000년 넘게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뿌리 깊은 명문가다. 조선시대 11명의 경기관찰사를 비롯해 수많은 정승과 판서를 배출했다.
경기도박물관은 올해 첫 특별전시회로 6월 16일까지 '경기 명가 기증유물 특별전_천년의 뿌리, 용인 이씨'를 열고 있다. 용인 이씨 가문에서 보존해 온 초상화와 서화 작품 등 보물급 유물을 비롯해 조선 사대부의 생활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민속유물 등 총 372점을 모았다.
전시 유물들은 대부분 2009년과 2011년 두 차례에 걸쳐 용인 이씨 후손들이 박물관에 기증한 875점의 유물에서 가려 뽑은 것이다. 조선 후기 노론의 영수인 충정공 이세백과 이의현의 초상, 이돈상 초상화 밑그림 등은 처음 소개되는 보물급 초상화로, 18세기 초상화의 특징이 잘 나타나 있다. 특히 이돈상 초상화 밑그림은 초상화 제작 과정의 하나인 상초묵화로는 현존하는 유일한 작품이다. 상초묵화는 초본 그림 위에 종이를 얹어 먹으로 다시 옮겨낸 그림이다.
이밖에 이일 장군이 여진족을 토벌한 전투를 그린 '장양공정토시전부호도', 먼 길 떠날 때 사대부가 챙겨야 할 물품 목록인 '행구건기', 국왕의 선물 목록인 '하선장' 등 흥미로운 유물도 볼 수 있다.
경기도박물관 김성환 학예팀장은 "이번 특별전은 내년 '경기' 명칭 1,000년을 앞두고 경기도의 뿌리를 찾기 위한 첫 작업으로 마련됐다"고 말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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