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의 시대가 막을 내릴 위기다. '전차군단'이 '거함'을 침몰시켰다.
2012~13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최대 이변이 일어났다. 바이에른 뮌헨(독일)이 바르셀로나(스페인)를 4-0으로 대파했다.
뮌헨은 24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홈 경기에서 2골 1도움을 올린 토마스 뮐러의 활약에 힘입어 바르셀로나를 4-0으로 물리쳤다. 전반 25분 뮐러의 선제 헤딩골로 앞서가던 뮌헨은 후반 마리오 고메스, 아르연 로번, 다시 뮐러의 릴레이 골로 완벽하게 이겼다.
트레블을 위하여
뮌헨은 홈에서 바르셀로나에 4골 차 승리를 거두면서 결승 진출이 유력해졌다. 지난 시즌 결승에서 첼시(잉글랜드)에 승부차기 끝에 진 아쉬움을 달랠 기회를 잡았다. 또 2008~09시즌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바르셀로나에 0-4로 진 패배를 설욕했다. 아울러 뮌헨은 이미 정규리그 우승, DFB 포칼컵 결승에 진출한 상황에서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도 유력해 '트레블' 달성의 희망도 이어갔다.
뮌헨은 높이에서 바르셀로나를 압도했다. 특히 뮐러는 뮌헨이 넣은 4골에 모두 관여했다.
뮌헨은 전반 25분 뮐러의 헤딩 골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로번의 크로스를 골대 왼쪽에 있던 단테가 헤딩으로 뮐러에게 연결했고, 뮐러가 이를 다시 머리로 받아 바르셀로나의 골문을 열어젖혔다.
이어 뮌헨은 후반 4분 코너킥을 뮐러가 헤딩으로 떨어뜨려 주자 고메스가 왼발 발리슛으로 연결하며 추가 골을 뽑아냈다. 뮐러는 후반 36분 쐐기골까지 터뜨린 뒤 벤치로 물러났다.
뮐러와 메시의 희비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득점왕(5골 3도움)과 신인왕을 차지하며 세계적인 스타로 떠오른 뮐러는 이번 챔피언스리그에서도 7골을 넣는 발군의 기량을 뽐냈다.
뮐러는 "굉장한 경기였다. 이제 우승까지 두 경기만 남았다"고 활짝 웃었다.
반면 바르셀로나는 '메시 의존증(Messi-Dependencia)'을 극복하지 못했다. 메시가 막히자 경기를 풀어나가지 못했다.
메시는 선발 출전했지만 파리 생제르맹(프랑스)과의 8강 1차전에서 허벅지를 다친 후유증 때문인지 제 컨디션을 보여주지 못했다. 뮌헨의 수비에 철저하게 봉쇄 당하면서 볼 터치도 현저히 줄어들었다. 슈팅은 한 번도 날리지 못했다. 메시가 막힌 바르셀로나는 단 한 차례밖에 유효 슈팅을 기록하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원정에서 대패를 당하면서 메시의 5회 연속 득점왕 꿈도 어려워졌다. 8골을 넣은 메시는 11골로 득점 1위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에 3골 뒤져 있다.
메시는 "뮌헨이 우리보다 강했다. 체력뿐만 아니라 모든 면에서 뮌헨이 이긴 경기였다"고 완패를 인정했다.
뮌헨 악몽
바르셀로나는 탈락의 짙은 그림자가 드리웠다. 챔피언스리그 1차전에서 4골 차 이상으로 진 팀이 다음 라운드에 오른 전례가 없다.
바르셀로나가 0-4로 패한 것은 2007년 5월 스페인 국왕컵에서 헤타페에 진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다. 또 챔피언스리그에서 상대 팀에 4골을 내준 것은 2005년 첼시에 2-4 패배 이후 8년 만이다.
바르셀로나는 다음달 2일 오전 3시45분 홈에서 뮌헨과 4강 2차전을 펼친다. 5골 차 이상 승리를 거둬야 하는 만큼 결승 진출은 힘들 전망이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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