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원의 사나이'들의 출발이 심상치 않다.
올 시즌을 마친 뒤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리는 윤석민(27ㆍKIA)과 강민호(28ㆍ롯데), 오승환(31ㆍ삼성) 등 '예비 FA 삼총사'는 1999년 프로야구에 FA 제도가 도입된 이후 사상 최고의 블루칩으로 꼽히고 있다.
윤석민은 류현진(LA 다저스)이 없는 올해 마운드의 독보적인 에이스로 꼽히지만 아직 '개점 휴업'상태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 이후 어깨 통증에 시달려 최대한 천천히 몸을 만들라는 선동열 감독의 주문에 따라 이제서야 2군 등판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지난 16일 넥센과의 퓨처스리그 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 2실점했다. 직구 최고 시속이 143㎞에 머물 정도로 아직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이번 주말 2군 홈 구장인 함평에서 열리는 삼성과의 3연전(26~28일)에서 다시 한번 투구를 할 예정이며, 결과에 따라 복귀 시기가 결정될 전망이다. 그래도 4월 복귀는 물 건너 갔다.
롯데의 '안방마님'강민호는 지난 16일 부산 넥센전에서 12일 만에 1군에 복귀했다. 지난 2일 창원 NC전에서 허벅지 통증을 느낀 탓이다. 부상 후유증 때문인지 강민호 역시 23일 현재 타율 1할7푼(28타수 3안타)에 그치고 있다. 마스크를 쓰고 안방도 책임져야 하지만 홍성흔과 김주찬이 빠진 롯데 타선에서 올 시즌 강민호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2010년 개인 최다인 23개의 홈런을 때린 강민호는 2011년과 지난해에도 각각 19개의 홈런을 쏘아 올려 공격형 포수로 입지를 다졌다. 하지만 아직 홈런도 1개 없는 초라한 성적표다.
삼성의 '끝판왕'오승환은 컨디션에 별다른 문제가 있는 건 아니지만 세이브 숫자 쌓기가 무척 더디다. 팀이 치른 15경기 가운데 고작 5경기에 등판해 2세이브에 그치고 있다. 블론 세이브도 1차례 있었다. 팀 성적이 부진한 건 아니다. 세이브는 혼자 힘으로 얻을 수 없는 기록이란 걸 입증하고 있는 셈이다.
윤석민은 스캇 보라스와 손을 잡고 류현진에 이어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고 있다. 오승환은 지난해 일본 진출을 타진했지만 구단의 설득으로 일단 잔류했다. 강민호는 포수가 취약한 여러 팀에서 벌써부터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1인당 100억원'으로 불리는 삼총사에게는 '잔인한 4월'이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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