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런던 올림픽 이후 '펜싱 코리아'의 위상이 달라졌다. 한국은 6개 전 종목에서 메달을 수확하며 이탈리아(7개)에 이어 메달 개수에서 2위를 차지했다. 특히 전 종목 입상은 펜싱 역사상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이탈리아 이후 한국이 두 번째로 이룬 쾌거였다. 이로 인해 한국 펜싱을 보는 시선이 달라졌고, 더불어 '펜싱 코리아'의 목표도 수정됐다.
펜싱 강국 프랑스 러시아 독일을 비롯해 일본 홍콩 5개 국가가 26일부터 3일간 올림픽공원 올림픽 SK 핸드볼 경기장에서 열리는 2013 SK 텔레콤 여자 플뢰레 국제그랑프리ㆍ남자 플뢰레 국제월드컵 대회 출전과 연계해 전지훈련지로 한국을 택했다. 심재성 플뢰레 대표팀 감독은 "이전에는 다른 나라들이 별도로 훈련한 뒤 대회에 참가했다. 하지만 런던 올림픽 이후 펜싱 강국들이 우리와 함께 전지훈련을 하고 싶다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며 '펜싱 코리아'의 달라진 위상을 설명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유망주들을 대거 내보내 세대 교체의 가능성을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남녀 플뢰레의 간판인 최병철과 남현희, 전희숙은 개인 사정과 부상 등으로 참가하지 않는다. 대신 스페인 국제월드컵에서 개인전 2위를 차지하며 차세대 남자 플뢰레 유망주로 부상하고 있는 허준이 출전해 세계 정상에 도전한다. 심 감독은 "남현희는 출산, 전희숙은 부상 때문에 출전하지 못한다. 이번 대회는 차세대 주자들이 얼마만큼 경쟁력을 드러내느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여자부에서는 정길옥과 임승민 등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 2009년 손길승 대한펜싱협회장 부임 후 '2020 비전'을 세웠다. 2012년 런던 올림픽 금메달 1개, 2016년 리우 올림픽 금메달 2개, 2020년 올림픽 세계랭킹 1위가 장기 비전의 주요 골자. 하지만 한국은 런던 올림픽에서 소기의 목표를 달성하면서 세계 정상의 꿈이 앞당겨졌다. 리우 올림픽에서 세계 1위 이탈리아를 밀어내고 월드 베스트가 되겠다는 각오다.
세계 정상 등극을 위해 손길승 협회장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인센티브를 제외하고 1년 지원금을 12억5,000만원에서 20억원으로 늘린 것. 풍족해진 지원 덕분에 펜싱 대표팀은 종전까지 종목당 4명이 국제대회에 나갔는데 이제는 국가대표 8명 전원이 세계로 나가 기량 발전에 힘쓰고 있다. 심 감독은 "8월 헝가리 세계선수권에서는 런던 올림픽만큼의 메달 수를 목표로 잡았다. 하지만 유망주들이 점차 메달권 수준까지 도달한다면 한국 펜싱은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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