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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위의 이야기] 중딩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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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위의 이야기] 중딩들

입력
2013.04.24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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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스러운 이야기이긴 하지만 나는 중학생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소설을 써서 등단했다. 그것은 내가 중딩들에게 유독 관심이 많다는 걸 보여주는 예다. 나는 단연코 우리나라에서 중딩들이 가장 극적이면서 흥미로운 부류라고 생각한다. 당사자들이 들으면 섭섭하겠지만, 중딩들에게서는 순수한 동심도 냉철한 이성도 기대할 수 없다. 어중간하게 어른과 아이 사이에 낀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대체적으로 그들의 행동은 어딘지 모르게 억지스럽고 야만스럽기까지 하다. 중딩의 나이는 열넷에서 열여섯으로 3년의 시간적 간극을 가지지만 그들의 키는 2미터에서 140센티미터까지, 몸무게는 150킬로그램에서 35킬로그램까지 분포되어, 차이의 외연이 놀랍도록 확장된다. 외모 또한 어떤 중딩은 30대 성인의 외모를 갖고 있는가 하면 어떤 중딩은 초등학생 정도의 외모를 가진다. 지적 능력 역시 특정한 준거로는 짚어내지 못할 만큼 개별적 특성을 지닌다. 이들은 그 차이로부터 발생하는 이익의 차이를 기꺼이 권력으로 생각하고 이를 물리적으로 행사한다. 그게 바로 중학생이 가진 야만적 속성의 전모이고 중학교에서 학교폭력이 만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나이나 신분에서 공통성을 가진 수많은 그룹 중에서 중학생 그룹을 제외한 그 어떤 집단도 이처럼 방만한 차이와 차별, 그리고 모순을 보여주지는 못한다. 그러니 내가 어찌 흥미를 느끼지 않을 수 있을까.

김도언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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