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부활하고 있다. 지난해 노조 파업을 기점으로 시청률과 광고 수주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던 MBC는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 선전으로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시간대에서 신설 프로그램이 시청률 1위를 차지하는가 하면 부진했던 프로그램도 덩달아 뜨고 있다.
전통적으로 드라마 왕국으로 불렸던 MBC는 과거의 명성을 되찾고 있다. 평일은 물론 주말드라마와 아침드라마에 이르기까지 전 분야에 걸쳐 동 시간대 시청률 1위에 올랐다. 8일 시작한 월화드라마 '구가의 서'는 23일 시청률 15.8%를 기록하며 KBS 2TV '직장의 신'(14.6%)을 근소한 차이로 누르고 월화드라마 1위에 등극했다. 같은 날 시작한 SBS '장옥정, 사랑에 살다'가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이며 23일 7.5%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수목드라마 '남자가 사랑할 때' 역시 18일 기준 11.3%로 동 시간대 1위이다. 주말 드라마인 '금나와라 뚝딱'(11.8%)과 '백년의 유산'(21.9%)도 동 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아침드라마 '사랑했나봐'(17%), 일일 드라마 '오자룡이 간다'(16.1%) 역시 선전하고 있다.
실험 정신이 돋보이는 예능 프로의 약진도 눈부시다. 지난 1월 방영되며 큰 화제를 모은'일밤-아빠 어디가?'는 10%대 중반을 넘는 시청률을 기록 중이며 군대 체험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14일 첫 선을 보인 '진짜 사나이'도 21일 9.9% 시청률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 3월 22일부터 방영 중인 '나 혼자 산다' (7.6%) 역시 다큐와 결합한 휴먼 예능의 새 장르를 개척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원만식 MBC 예능국장은 "작년부터 올해 초까지 실험적인 신규 프로그램을 집중적으로 준비했다"며 "강호동이나 유재석 등이 없이도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는 게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의 선전 속에 MBC는 TNmS가 수도권 가구를 기준으로 시청률을 조사한 결과 4월 2째 주 17.1%, 3째 주 17.3%를 기록하며 2주 연속 시청점유율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11년 말을 기준으로 5%대까지 주저 앉았던 MBC 메인 뉴스 프로그램인 '뉴스데스크'의 시청률도 22일 8.3%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8.2%를 기록한 SBS '8시 뉴스'를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이처럼 프로그램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에 대해 MBC의 한 관계자는 "파업에 참여 했던 일력들이 속속 현장에 복귀하면서 프로그램 제작의 안정성이 높아졌고 내부적으로도 김재철 전 사장의 퇴임을 계기로 분위기를 쇄신하자는 흐름이 확연해진 것이 시너지효과를 낳은 듯 하다"고 밝혔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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