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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만 되면 ‘휴대폰 보조금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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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만 되면 ‘휴대폰 보조금 전쟁’

입력
2013.04.23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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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보조금 패턴이 게릴라식으로 바뀌었다. 주중에는 자취를 감추었다가 당국의 단속이 뜸한 주말에 집중적으로 뿌려지고 있다. 그 결과 지난 주말 올해 들어 최대규모의 이동전화 번호이동이 이뤄졌다.

23일 방송통신위원회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 토요일부터 월요일 사이(20~22일) 11만6,555명이 번호이동을 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 들어 최대 규모다. 방통위는 번호이동건수가 하루 2만4,000건을 넘으면 '시장과열'로 규정하는데, 지난 주말엔 과열기준의 2배에 달하는 인원이 이동통신사를 갈아탄 것이다.

이동통신사별 번호이동 순증감을 보면 ▲SK텔레콤에선 4,462명의 가입자가 순유출됐고 ▲KT는 406명이 순유입됐으며 ▲LG유플러스도 4,056명이 순유입됐다. 가입자 증감만 따져보면 LG유플러스가 주말 번호이동전쟁의 승자 같지만 실속은 KT가 챙겼다는 게 업계 평가다. LG유플러스는 전주말(13~15일) 6,826명이 순유입됐기 때문에 증가세가 꺾였지만, KT는 전주말 2,123명이 빠져나갔다가 지난 주말엔 순증으로 반전됐기 때문이다.

번호이동이 급증했다는 건 그만큼 보조금지급이 많았다는 뜻. 보조금을 받고 스마트폰을 바꾸면서 이동통신사까지 갈아타는 것이다.

지난 달 청와대가 나서 과다 보조금 엄단방침을 밝히면서, 시중엔 '보조금 빙하기'란 말이 나올 만큼 번호이동시장은 얼어붙었던 상태. 하지만 한 달이 채 지나지도 않아 보조금액수는 불어나기 시작했고, 단속이 느슨한 주말에 집중되는 '게릴라식 보조금'으로 바뀌게 됐다는 분석이다.

주말에만 나타나는 게릴라 보조금은 대리점과 인터넷 두 가지 경로를 통해 지급된다. 인터넷의 경우 80만 회원을 가진 '올댓폰'과 20만 회원이 활동하는 '스마트 아이디어' 등 스마트폰 공동구매 카페 등이 주요 경로다. 이 곳에서는 늦은 밤 활동하는 '올빼미족'들을 겨냥, 주말 심야에 공짜폰 같은 불법보조금 지급을 알리는 게시글이 집중적으로 올라오고 새벽이면 사라진다.

그러다 보니 지난 주말엔 'KT 초특가 스마트폰'이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등장하기도 했다. 스마트 아이디어측은 게릴라 보조금 글을 보고 신청자가 너무 몰리자 '본사에서 진행했지만 너무 이슈가 돼서 아무개 부사장 지시로 개통을 취소한다'고 공지했고, 이에 신청자들이 "이름 주민번호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만 확보하고 그만두느냐"고 반발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스마트아이디어에 올라온 보조금은 70만~80만원대로,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2는 19만원, 갤럭시S3는 3만원대에 나왔다.

대리점과 판매점에 지급되는 게릴라 보조금도 방통위 공무원들의 근무시간을 피하고 나들이 나선 사람들을 겨냥해 주말에 집중된다. 최근에는 휴대폰 제조사들의 별도 보조금까지 추가됐다. 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우리만 보조금을 주는 건 아니다. 모 제조업체가 재고를 줄이기 위해 기존 제품에 40만원대 제조사 보조금을 지급했다"고 말했다.

주말 게릴라보조금이 극성을 부리자 방통위는 이날 이동통신 3사 임원들을 불러 경고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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