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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진아일랜드 계좌 보유자에 한국인 상당수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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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진아일랜드 계좌 보유자에 한국인 상당수 포함"

입력
2013.04.23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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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피난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BVI)의 금융계좌 보유자 가운데 한국의 유명 인사들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명단에는 북한측 인사도 들어있어 추후 명단이 공식 발표되면 국내외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관련 자료를 입수한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의 제러드 라일 기자는 18일 미국 워싱턴의 협회 본부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재산 은닉처 명단에 한국인 이름이 상당수 있고 유명한 이름들도 있다"고 확인했다. 그는 "한국 이름을 알아보는 것이 어렵지 않았으며 몇 달에 걸쳐 자료를 분석한 끝에 이름과 출신 국가를 정리한 명단을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라일 기자는 "남한 사람과 북한 사람이 모두 있는 것을 분명히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북한 인사의 경우 집권층이거나 최소한 이들과 관련이 있는 인물일 가능성이 높아 주목된다.

하지만 라일 기자는 명단에 포함된 유명 인사에 대해 더 이상 언급하지는 않았다. ICIJ가 가진 자료가 일부에 불과하고 실제 명단에 포함된 인사가 탈세나 범법행위를 했는지 여부를 아직 검증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는 그러나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검증을 거쳐 한국인 명단을 공개할 뜻을 분명히 했다. 라일 기자는 "세르비아 및 스웨덴과 관련한 내용들을 처리한 뒤 한국, 오스트리아, 폴란드, 터키 등 아직 깊게 들여다보지 않은 나라들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라일은 관련 자료를 최초로 입수한 호주의 탐사 전문기자로 60개국 160명의 기자가 모인 비영리단체 ICIJ와 손잡고 15개월간 조세피난처의 실태를 추적해 왔다. 그는 4일 버진아일랜드를 거친 검은 돈과 그 돈의 주인 수천명을 공개해 전세계에 파문을 일으켰다.

한편 한국 국세청은 ICIJ에 한국인 명단 제공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 국세청은 최근 2년간 10억원 초과 해외금융계좌 신고에서 버진아일랜드의 계좌 신고가 접수되지 않은 만큼 이들 명단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탈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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