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쓰촨(四川)성 야안(雅安)시 루산(蘆山)현 강진이 잇단 여진과 산사태, 궂은 날씨 등과 겹치면서 2차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각지에서 달려온 자원봉사자와 구조대원, 군인들의 희생도 잇따르고 있다.
23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루산현에서 구조활동을 해 온 여성 자원봉사자 왕처(汪策ㆍ32)가 22일 낙석에 깔려 숨졌다. 제약사 직원인 그는 회사 동료들과 함께 의약품을 운반하던 중 산사태로 인해 굴러 떨어진 낙석을 피하지 못해 화를 당했다. 다른 2명도 청두(成都)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중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시에서 온 자원봉사단 일행 8명도 산사태에 휩쓸려 연락이 끊긴 상태라고 중국신문망은 전했다. 이들은 도로가 끊긴 바오싱(寶興)현 타이핑(太平)진을 향해 도보로 가던 중 산사태를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21일에는 구조작업을 위해 바오싱현으로 가던 굴착기 1대가 300m 절벽 아래로 추락, 운전자 1명이 숨졌다. 20일에는 지진현장으로 맨 처음 달려가던 군 트럭이 도로가 붕괴되며 강으로 떨어져 군인 2명이 사망했다.
제2의 피해가 잇따르는 것은 여진이 끊이지 않고 있고, 해발 1,000~3,000m가 대부분인 고지대의 특성상 경사와 비탈이 심해 산사태가 빈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3일 연속 비가 내려 그렇지 않아도 연약한 지반이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23일 오후 2시까지 무려 3,509차례나 여진이 발생했고, 이 중 체감할 수 있는 규모 3.0 이상 여진만도 100차례나 됐다.
그러나 이런 희생과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생존자 구조작업은 계속됐다. 생존가능 마지노선으로 불리는 '황금의 72시간'은 이미 지났다. 그러나 2008년 8만6,000여명의 희생자를 낸 쓰촨성 원촨(汶川)대지진 당시 60대 노인이 11일 만에 구조된 바 있다. 취궈성(曲國勝) 중국지진응급수색센터 총공정사는 "생존자 수색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지진 발생 당일에 이어 이날 다시 위로전화를 걸어 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어려움에 처한 후에야 진정한 친구를 알 수 있다"며 감사를 표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이번 강진에 따른 공식 피해 규모는 23일 오전 8시 현재 사망 193명, 실종 25명, 부상 1만2,211명, 이재민 199만여명이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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