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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차 업무 솜씨 고려하면 득이 훨씬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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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차 업무 솜씨 고려하면 득이 훨씬 커"

입력
2013.04.23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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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세 정년연장 의무화가 법제화됨에 따라 환갑까지 일할 수 있는 샐러리맨들의 오랜 숙원이 풀리게 됐다.

현재 일부 대기업은 자체적으로 노사합의에 따라 60세 정년을 시행하고 있는 상황. 정년 의무연장을 둘러싼 찬반논란이 커지고 있지만, 적어도 이들 대기업들의 사례를 보면 실보다 득이 훨씬 크다는 게 공통된 반응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임금ㆍ단체 교섭을 통해 정년을 기존 58세에서 60세로 2년 연장했다. 회사 관계자는 "조선업은 원래 베이비부머 근로자, 20년 이상 장기근속 근로자 비중이 높다. 이들이 갑작스럽게 퇴직하면 기술공백이 생기기 때문에 정년연장은 회사입장에서도 필요한 조치였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도 비슷한 이유로 정년을 2년(60세) 늘렸고, GS칼텍스 및 현대ㆍ기아차(2011년)도 60세 정년안을 도입했다.

포스코는 2010년 56세에서 58세로 정년을 2년 연장했으나, 결격사유가 없는 한 최장 2년까지 재채용이 가능해 사실상 환갑까지 일할 수 있다. 유통업계 최초로 60세 정년을 정례화한 홈플러스는 무려 5년이나 퇴직 시기를 연장했다.

정년은 60세로 동일하지만 시행방식은 기업마다 조금씩 다르다. 일단 정년연장의 전제조건으로 임금피크제(임금이 최고조에 달하는 일정 연령 이후부터 급여를 줄여나가는 방식)를 적용하는 건 공통점인데, 임금피크의 세부방식은 다소 차이가 난다.

포스코는 52~56세에는 임금을 동결하고 56세 이후 정년까지 단계적으로 임금이 줄어드는 형태. GS칼텍스는 58세 이후 2년은 기존 임금의 80%를 지급한다. 현대중공업도 58세까지 기존 임금수준을 유지하다가 59세부터 본인이 원하면 정년을 연장하고 직무등급환경에 근거해 급여를 조정하는 '개인별 선택정년제'를 운영하고 있다. 내년 말 정년퇴직을 맞는 800명 여명이 첫 대상이다.

홈플러스는 정년 연장기간(5년)만큼이나 대우도 파격적이다. 임금피크 없이 기존 임금을 퇴직 때까지 그대로 준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50세 이상 고연령 직원 중 여성인력이 94%에 달해 실질소득을 유지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적어도 2,000명 이상이 현행 임금체계의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년을 늘린 기업들은 인건비 증가 같은 부담보다 애사심 향상, 노하우 전수 등 돈으로 따질 수 없는 무형의 효과가 더 많다고 입을 모은다. 포스코 관계자는 "똑같은 쌀, 똑같은 전기밥솥으로 밥을 지어도 맛이 다르듯 같은 고로에서 나오는 쇳물의 질도 작업자가 누구냐에 따라 천지차이가 난다"며 "30년차 숙련공의 업무솜씨는 신입직원에 비할 바가 아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측은 "정년연장 이전보다 회사에 대한 만족도가 10%이상 개선됐는데 중장년 직원들을 중심으로 회사충성도가 크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정년연장으로 나가는 인력이 줄어든 만큼, 신규채용이 감소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어차피 늘어난 2년 정도만 잘 조절하면, 그 다음부터는 신입직원과 퇴직자의 밸런스를 회복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란 평가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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