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프로테니스(ATP)1000 시리즈 몬테카를로 마스터스에서 라파엘 나달(26ㆍ스페인ㆍ랭킹5위)의 8년 통치에 마침표를 찍은 노박 조코비치(26ㆍ세르비아ㆍ1위). 시즌 첫 클레이코트 마스터스 대회에서 나달에 2-0 완승을 거둬 커리어 그랜드슬램 마지막 퍼즐인 프랑스오픈 우승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에 테니스 해설기사를 기고하는 세계적인 테니스 전략가 크레이그 새너시가 22일 ATP 홈페이지를 통해 나달의 패인을 낱낱이 분석해 관심을 끌고 있다.
새너시는 '조코비치는 어떻게 나달의 8년 지배를 종식 시켰나'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나달의 백핸드를 결정적인 패인으로 꼽았다.
새너시에 따르면 나달은 21일 조코비치와의 결승전에서 모두 28개의 백핸드 에러를 남발했다. 이는 공교롭게도 지난해 프랑스오픈 결승 때 백핸드 범실 수와 같았다. 하지만 메이저대회인 프랑스오픈은 3선승제로서, 2선승제로 승부를 가리는 몬테카를로 마스터스와 단순비교는 무리다.
세부적으로는 백핸드 에러가 22개, 백핸드 리턴 에러가 6개였다. 나달은 지난해 프랑스 오픈에선 4세트(3-1승)를 합해 백핸드 에러 23개와 백핸드 리턴 에러 5개를 범했다. 차이점이 있다면 프랑스오픈에서 4세트에 걸쳐 나온 백핸드 에러를 이번 몬테카를로 마스터스에서는 2세트에 걸쳐 집중적으로 쏟아냈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달은 지난해 몬테카를로 마스터스에서 조코비치를 꺾고 8연패에 성공했을 때는 백핸드 에러 6개뿐, 백핸드 리턴 에러는 단 한 개도 없었다. 이번 대회 9연패 수성 불발은 지난해보다 5배 가량 늘어난 백핸드 에러라는 것이다. 반면 조코비치는 1세트 시작과 동시에 5게임을 쓸어 담으면서 단 12포인트만 허용할 정도로 경기를 압도했다. 특히 백핸드 다운드 라인 공격은 거의 50%에 가까운 적중률을 보였다. 결론적으로 조코비치는 나달과 백핸드 대결에서 완벽하게 승리함으로써 챔피언에 오른 셈이다.
조코비치는 또 10번 이상 오간 36번의 랠리 대결에서 23번을 자신의 점수로 연결해 63%의 승률을 보였다. 이전까지 클레이코트에서 '흙 신' 나달을 상대로 긴 랠리 끝에 점수를 따낸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4월 중 클레이코트 81연승에서 제동이 걸린 나달은 "지난 8년 동안 1경기를 잃었을 뿐이다. 조코비치의 승리는 그가 나 보다 더 강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한편 브레이크 포인트 위기는 조코비치가 6차례 중 3번을 탈출했고, 나달은 12차례 중 7번을 살아 돌아갔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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