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을 하면서 소심하거나 내성적인 아이들이 밝게 바뀌어가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아요." 경기 용인시 서천초등학교의 매주 금요일 5~6교시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환경미술부 수업을 이끄는 선생님들은 정규 교사가 아닌 대학생들이다. 경희대 국제학부생 6명이 서천초 5~6학년 9명을 데리고 등굣길과 학교 주변에 벽화 그리기 수업을 한다.'프로젝트 월'이라고 이름붙인 대학생 팀의 교육기부다. 수업 내용도 대학생들이 스스로 기획한 것이다. 초등학생들은 정규 수업에서 겪을 수 없는 색다른 경험과 교훈을 얻는다.
경희대 국제학부의 봉사활동 동아리 '발룬티어 KIC'의 회원들인 '프로젝트 월'은 교육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최한 방과후 교육기부 활동 '알락달락 행복한 교실' 공모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프로젝트 월'의 팀장 오진웅(20)씨는 23일 "8살 때 제 고향인 충남 홍성을 찾은 대학생 형, 누나들이 봉사활동으로 장난감을 만드는 등 체험활동을 해준 적이 있는데 나중에 대학생이 되면 똑같이 베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교육기부에 참여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김진순(49) 서천초 교사는 "아이들이 형, 누나들과 의견을 나누고 발표한 후 박수를 받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고 좋아한다"며 "대학생들이 벽화라는 성과물에 그치지 않고 아이들과 소통하고 치유하는 역할도 너무 잘하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오씨는 "봉사 활동은 돈이 많거나 잘나지 않아도 다른 사람을 돕겠다는 마음만 있으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육기부는 대학생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교육부 공모에서 '찾아가는 실험실'로 우수상을 받은 단국대 '단사과(단국대 사범대 과학교육과)'의 이재왕(22) 팀장은 "수업을 위해 과학실험과 교구들을 준비할 때는 힘들지만 아이들이 실험에 푹 빠지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기 그지 없다"며 "학생들 수준에 맞게 수업을 준비하는 과정이 나중에 교사가 됐을 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가 선정한 30개팀의 대학생 200여명은 1학기 전국 30개 초등학교에서 방과후수업을 기부하고 있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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